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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서, 인간의 징검다리
저자 이향준
출판사 마농지
출판일 2020-04-10
정가 23,000원
ISBN 979119683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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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서장 서, 도덕, 상상력

제1부 유학, 서를 만나다
제1장 공자, 잔인함에 맞서다
제2장 맹자, 슬픔의 서
제3장 순자, 날카로운 서의 차가움

제2부 차이 나는 사유의 중심들: 당위, 욕망, 사랑
제4장 주희, 당위의 서
제5장 왕부지, 욕망의 서: 김치 한 포기 함부로 내놓지 말 것
제6장 서, 황금률을 만나다: 정약용의 경우

제3부 현대성의 주변에서
제7장 마흔두 갈래의 서: 《패문운부》가 알려주는 것들
제8장 죄수의 밥그릇: 따듯함에 대한 사색
제9장 거울뉴런의 세계: 서와 반서의 딜레마
제10장 서, 환대, 인정투쟁

맺는말
참고문헌 / 찾아보기
도덕에 상상력을 사용하라 ? 오류 가능성과 자기 교정의 서恕
이 책의 출발점에는 체험주의(인지과학을 비롯한 경험과학의 성과를 수용하는 철학적 탐구의 한 방식의 철학자 마크 존슨Mark Johnson의 ‘도덕적 상상력’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존슨의 사유에 착안하여 공자가 제시한 서의 의미를 행위의 선택 과정에서 도덕적 상상력을 활용하라는 주장으로 해석한다. ‘도덕’이라는 경험 영역에 상상력을 사용한다는 발상은 인간에게 도덕적 본질을 가정하지 않고도 우리가 도덕적 삶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을 정당화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서에 내재된 상상적 추론은 원천적으로 오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서는 모든 상황에 타당한 도덕적 해답을 제시하는 유일한 원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적 삶에서 지속적인 실천과 반성으로 스스로를 교정해나가야 하는 개념이다. 서에 포함된 오류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이를 줄여가기 위해 도덕적 상상력을 활용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저자에 따르면, 이것이 형이상학적으로 서를 정당화하는 것보다 현대의 도덕적 상황에 대응하는 보다 현실적인 방식이다.

잔인함에 맞서는 공자의 서, 맹자의 슬픔의 서, 순자의 날카로운 합리성의 서
도덕적 상상력이라는 관점을 도입한 저자는 공자, 맹자, 순자로 이어지는 철학사적 관계를 서의 담론 차원에서 재탐구한다. 저자가 보기에 공자의 서는 삶의 잔인한 양상들에 맞서는 유학의 전략적 태도이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거나 고통을 확산시키려는 사고와 행동”은 모두 잔인함으로 묶을 수 있다. 나쁨의 윤리학이란 관점에서 볼 때 잔인함에 대한 거부는 서의 원형적 의미를 이루고 있으며, 잔인함은 윤리적 의미에서 나쁨이란 범주의 핵심을 이룬다. 인간적인 나쁨의 원형으로서 잔인함으로 범주화되는 삶의 사태들에 맞서는 유가적 삶의 양식을 발명하고, 이를 서라고 명명한 것. 저자에 따르면 이것이 공자가 유가 규범이론의 역사에 기여한 핵심 중 하나이다.
저자는 이어서 맹자의 서를 성선론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