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와의 이별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우리 집 강아지 보리예요. 털이 복슬복슬하고 하얘요. 조그마해서 엄청 귀여워요. 보리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늘 내 옆에 있었어요. 우리는 항상 함께 지내며 매일을 같이 했어요. 보리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에요. 그런데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 내 키가 점점 자랄수록 보리도 점점 변해갔어요.
똘망똘망 빛나던 눈빛은 차분해지고, 촉촉하고 새까맣던 코는 하얗게 색이 바랬지요. 앞도 잘 못 봐서 여기저기 부딪히고 내가 아무리 불러도 듣지 못해요. 또 온종일 잠만 자요. 나는 보리가 아픈 것 같아서 보리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어요.
“보리도 이제 할아버지처럼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수의사 할아버지는 보리가 아픈 게 아니래요.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 거래요. 그래도 나는 보리가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러 줄 거라 믿었어요. 보리와의 이별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보리는 얼마나 더 나와 함께할 수 있을까요?
익숙하고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마음
친하게 지내던 단짝이 멀리 이사를 가 버리거나, 엄마 아빠가 잠시 출장을 가기만 해도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은 호수만큼 커다랗지요. 그런데 오랜 시간 내 곁을 지키며 나와 함께하던 누군가가 영영 떠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노란상상의 그림책<매일 보리와>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에요.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고, 세상을 떠나는 건 자연의 당연한 순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정말 힘들지요. 특히나 한여름에 소나기가 내리듯 갑작스러운 이별은 더더욱 고통스럽고 슬프지요. 민지는 이런 보리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별을 통해 한 뼘 성장한 마음
슬픔을 잊는 데 가장 좋은 약은 ‘시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민지도 시간 속에 보리를 묻고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하게 잘 살아가는 듯했지만 우연히 만난 보리와 똑 닮은 강아지로 인해 잊고 있던 보리를 떠올리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