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일 뿐이라고!”
엄마와 소통하고 싶은 딸의 외침
이 동화에는 두 엄마와 두 딸이 등장합니다. 초등학생 세아는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세아의 엄마는 딸을 향한 애정이 넘칩니다. 민희는 여느 대학생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며, 민희의 엄마는 하루하루 밥벌이를 하고 사는 가장입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둘 다 엄마의 관심을 원했습니다. 동화의 기이한 배경 설정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도 등장인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와 딸입니다. 세아는 엄마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스스로 선택을 할 기회가 없었고, 민희는 엄마가 소홀했던 탓에 어린 나이에도 모든 것을 도맡아 했습니다. 저마다 방향은 다르지만, 무엇보다 엄마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바랐습니다.
특히 세아는 엄마와의 소통을 더욱 원했습니다. 이제껏 엄마의 사랑 방식은 꽉 막힌 일방통행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인은 딸 세아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해 주었다고’ 말하지만, 세아의 의견이라곤 전혀 없었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내 아이의 삶과 아이가 원하는 자신의 삶은 다릅니다. 길게 뻗어 나가기도 하고 땅바닥으로 퍼지기도 하는 덩굴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세상에 부딪히고 부모의 선택이 아닌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아는 끝까지 딸을 지키려는 민희 엄마의 모습에서 자신의 엄마와는 다른 모습을 마주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여태 제 마음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세아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어린 세아의 선택은 아이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무엇보다 엄마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이 동화를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읽고 나면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