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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요리하는 이순신
저자 김온
출판사 책읽는곰
출판일 2019-09-30
정가 11,000원
ISBN 979115836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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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이들을 위한 맛깔난 응원

순신이는 요리를 좋아하는 것 말고는 딱히 이렇다 하게 내세울 점이 없는 아이입니다. 요리도 좋아하기는 하나 잘한다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꼬마김밥에 건포도, 바나나 땅콩버터 샌드위치에 핫소스, 잡채에 크림소스같이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과감히 시도하는 탓이지요.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도전 정신이 넘친다고나 할까요. 그 바람에 동생 우신이에게 ‘오빠가 해 준 스파게티보다 코딱지가 더 맛있다’는 혹평을 듣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격으로 요리 대회에 참가한 성룡이가 3위에 입상할 때 순신이는 특별상 격인 톡톡상을 수상하는 데 그칩니다.
사실 순신이의 장점은 빼어난 요리 솜씨에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누가 뭐라고 하든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 나가는 데 있지요. 순신이는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 싶은 순둥이입니다. 할머니에게 잔소리 좀 들었다고 눈물 바람부터 하고, 성룡이가 시비를 걸어 와도 변변한 대거리 한번 못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양보가 없습니다. 할머니가 말려도, 동생이 악평을 해도, 성룡이가 비아냥거려도, 순신이는 꾸역꾸역 요리를 합니다.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아름이와 비영이를 위해, 소풍 도시락을 챙겨 줄 사람 없는 성룡이를 위해, 돌아가신 아빠를 위해…….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까지 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거나 거둘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그리고 무언가를 지극히 좋아하는 마음은 그 자체만으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곤 합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순신이의 마음이 성룡이의 미움을, 할머니의 편견을, 성룡이 아빠의 무관심을, 그리고 순신이 자신의 상처를 스르르 녹여 버렸듯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