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를 처음 만났어요
양연주 선생님이 자라던 옛집에는 오래됐거나 못 쓰게 된 물건을 쌓아두던 곳간 같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안 쓰는 찬장이나, 오래된 사진첩, 부러진 호밋자루 등이 대중없이 쌓여 있었지요. 쓰다 만 네모칸 공책이나 그림도 몇 점 끼어 있었습니다. 그 더미에서 본 것 중 하나가 호랑이와 까치 그림입니다.
그렇게 민화를 처음 만났었고, 민화를 들여다보았고, 민화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펼치는 어린이들한테도 이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화를 만나기만 해도 금세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화는 그럴 만한 친근함과 힘이 있으니까요.
만화는 무엇일까요?
옛사람들의 일상생활 모습이나, 그들이 살면서 바라는 바를 그린 것이 바로 민화예요. 그러니까 꽤 소박하고 솔직한 내용이며 때로는 투박하기도 하답니다. 그림이 그러하니, 보는 사람도 어깨에 힘을 빼고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림에서 옛사람들의 일상과 소망을 깊이 있게 읽어낼 수 있지요.
민화를 보면 옛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복 받기를 바라는 마음, 오래 살고 싶어 하는 마음, 예쁜 꽃과 식물을 곁에 두고픈 마음, 좋은 경치를 가까이하는 마음, 이럴까 저럴까 상상하는 마음, 우리도 그 마음으로 감상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