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는 속 깊은 친구
지루한 겨울이 끝나고 꽃이 피자 실비아는 봄을 맞이하는 짧은 시를 썼다. 수줍음이 많은 실비아는 자작나무 옹이구멍에 사는 다람쥐에게 시를 읽어주고서 시를 나무에 매달아 놓고 돌아왔다. 다음날 학교 가는 길에 실비아는 놀랍게도 나무가 보낸 시를 발견한다! 수업시간에 시 쓰는 법까지 배운 실비아는‘시 쓰는 나무’ 친구를 사귄 즐거움과 경이를 시로 썼고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는다. 이제 실비아의 마음은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 찼고 이 마음을 시로 써서 다시 나무에게 들려준다.
『시 쓰는 나무』는 이처럼 한 소녀가 시를 쓰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림 그리듯 보여준다. 실비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시가 태어나는 순간과 시와 친구가 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시 쓰는 나무』를 번역한 문혜진 시인은 “나도 실비아처럼 ‘시 쓰는 나무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언제 시를 만나게 될까.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해서 자신이 미울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아 마음이 아플 때 우리는 좋아하는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 그러니 시를 좋아하는 마음은 ‘가만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속 깊은 친구’를 사귄 것과도 같다. 어쩌면 시는 현실에서보다 더 강하고 현명하고 친절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 같다. 실비아가 자작나무 친구를 사귀고 난 후 만나게 되는 우정은 그래서 시의 힘에 관한 은유처럼 읽히기도 한다.
● 시란, 실비아와 나무처럼 서로 통하는 마음
시란 뭘까, 시를 좋아하는 마음은 어떤 걸까? 참 어려운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시 쓰는 나무』에 들어있다. 실비아는 봄이 오고 산들바람이 불고, 물오른 여린 나뭇잎을 보며 마음이 살랑거리자 그 마음을 쓴다. 물론 실비아가 처음 쓴 시는 서툴다. “마침내 봄이 옴 / 너무 빨리 끝나지 않기를 바라 봄” 하지만 이 시를 듣고 나서 ‘시 쓰는 나무’는 답장을 보낸다.
시를 좋아한다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실비아와 나무처럼 서로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