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기억하는 어린이문학 작가들의 2020 작품집_『슬이는 돌아올 거래』
일련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어린이문학인들은 어린이문학 창작자 본연의 자리에서 그 행보를 이어 가기로 했다. ‘한뼘그림책’부터 ‘팽목바람길’까지 이 모든 길을 같이 열고 걸었던 이들은 2018년 또다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갑작스레 삶을 끝내야 했던 이들의 공포와 삶에 대한 간절함,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의 울음을 꾹꾹 누른 그리움, 골든아워를 놓친 사회적 대오류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어린이문학으로 형상화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아이들이 읽을 작품이므로, 2014년 4월을 또렷이 기억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그 이후 태어나 세월호를 잘 모르는 이들도 함께 읽어 나갈 작품이므로, 주제부터 인물, 단어 하나하나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섬세한 체로 고르고 골랐다. ‘절망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희망을 내포하는 동화이고 동시’여야 한다는 작가들의 내적 요구는 글 앞에서 번번이 망설이게 했다. 누구는 유가족의 눈물을 보며, 누구는 녹슨 세월호 너머 출렁이는 바다를 보며, 누구는 한반도 끝에 난 팽목바람길을 걸으며 구상하고 글을 썼다. 작가들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커다란 바다거북을 떠올렸습니다. 태평양에서 조난당한 몇몇 사람들이 바다거북을 타고 돌아왔던 것처럼 커다란 바다거북이 아이들을 태우고 물살을 가르며 나타나길 간절히 바랐어요. 말도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습니다.? 세월호 참사 내내 떠올렸던 그 하나의 이미지가 이렇게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다듬는 동안 세월호가 떠난 인천항에 가서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팽목항에 가고 팽목바람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한 고통이 또 다른 고통을, 한 슬픔이 또 다른 슬픔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슬픔의 힘은 무엇보다 강하니까요._이퐁
8편의 시와 동화.
전국 각지 시민들의 염원과 추모를 담은 ‘세월호 기억의 벽’ 사진(표지 수록
『슬이는 돌아올 거래』에는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