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삼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하얀 눈이 세상을 덮은 날, 낯선 아이 하나가 방문한다. 아이의 이름은 세삼.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이들은 세삼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계심을 내비치지만 엄마는 대수롭지 않은 듯 세삼에게 씻는 곳을 알려 주자고 말할 뿐이다. 세삼은 더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 편안한 바닥 침대를 두고 짐을 싸 들고 혼자 천장에 올라가 생활하기 시작한 것이다. 왜 세삼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느냐고 아이들이 묻자 이번에도 엄마는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그저 생활 방식일 뿐”이라고 대답한다. 세삼이 말도 통하지 않고 마음을 열 기미도 보이지 않자 아이들은 혹여 자기 물건들이 없어질까 봐 방문을 닫아걸고 중요한 물건들을 꼭꼭 숨겨 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미안한 마음이 들어 천장에 머무르는 세삼에게 같이 밖으로 놀러 가자고 말을 건네며 다시 한 번 손을 내민다. 그렇게 세삼은 여전히 공중에 매달린 채로 아이들과 함께 바깥세상으로 나선다.
“저건 그냥 생활 방식일 뿐이야.”
공중에서 내려오지 않는 세삼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더욱 날 선 의심과 경계로 가득 차 있다. “저 아이는 왜 저러는 거야?” 세삼을 가리키며 사람들이 묻자 아이들은 엄마가 그랬듯 별일 아닌 것처럼 그들에게 말한다. “저건 그냥 생활 방식일 뿐이야.” 그날 이후부터 세삼은 점점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어느 날은 방 안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낯선 언어로 말하는 소리나 훌쩍이는 울음소리도 종종 들린다. 그리고 드디어 세삼은 천장에서 내려와 아이들과 함께 우유와 비스킷을 함께 나눠 먹는다. 주인공 세삼은 이야기 속에서도 철저하게 낯선 이방인이다. 화자인 아이들도 이야기 바깥의 독자도 세삼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이 세삼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는지에 따라 세삼의 말없는 목소리는 더욱 크게 증폭되어 들려온다. 세삼을 이해하고 세삼의 방식을 존중하기로 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