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도구들의 왁자지껄 갑론을박!
아기씨가 잠들자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건 다름 아닌 일곱 도구들! 자 부인, 가위 각시, 바늘 각시, 청홍 각시, 골무 할미, 인두 부인, 다리미 낭자가 모여 저마다 바느질을 하는 데 자신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뽐내는 소리였죠. 도구들은 각각 길이를 재고 옷감을 자르는 것은 물론, 바늘에 손을 보호해 가며 여기저기를 꿰매고, 옷을 제자리에 단단히 고정하고, 숯불에 달구어 한껏 맵시를 냈어요. 제 능력이 출중하다며 저마다 큰소리쳤죠.
그런데 여기서 화룡점정은 아기씨의 말이었어요. 도구들이 제각각 옷을 만들었다고 뽐낸다 한들, 아기씨가 없이는 옷이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제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던 도구들은 아기씨의 말에 상처를 받아 모두 숨어 버렸고, 바느질을 다시 시작하려 했던 아기씨는 망연자실해 눈물을 흘렸어요. 정작 아기씨의 힘만으로는 아무 것도 해낼 수 없었던 거예요.
힘을 합해 일하고, 서로에게 감사해요.
아기씨와 도구들이 하는 일은 한 벌의 멋진 옷을 만들어 내는 데 하나같이 중요하고 또 필요한 능력이었어요. 다만 모든 이가 저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만 이야기하느라 다른 이들은 낮추기만 했지요. 함께 해낸 일에 ‘우리의 협력’을 논하지 않고, ‘자기의 공’만 내세우고 남을 헐뜯는 것.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