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이봄 대표 ‘독자’와 함께 가기, 그게 핵심이에요 8
김수한, 돌베개 편집주간 객관적인 관찰자를 의심합니다 42
박활성, 워크룸 프레스 대표 태도가 책이 될 때 70
신승엽, 1984Books 편집장 삶과 글이 닮아 있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106
전은정, 목수책방 대표 땅을 살리는 퇴비 같은 지식 136
윤동희, 북노마드 대표 부록 1 _ 이종불규칙의 규칙, 편집의 일 172
윤동희, 북노마드 대표 부록 2 _ 편집, 인간의 역사 182
“출판업자의 일은 다른 사람의 작품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팀의 일이 아니라, 상호간의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미지를 선택하고 편집하고 이를 가능한 한 많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내 유일한 삶의 목표다.”
사진기획자, 아트디렉터, 출판 편집자로 살아온 로베르 델피르(Robert Delpire는 출판업자의 일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해와 공감, 이 유일한 목표를 위해 그는 생을 바쳤다. 우리는 편집된 세상에 살고 있다. 편집은 신문, 잡지, 영상 편집자가 하는 일에서 ‘사람이 말과 그림으로 동작을 익히고 그것을 이용해 의미를 만들어 소통하는 모든 과정’에 다양하게 살아 있다. 유적, 명곡, 명작, 역사, 인간의 몸짓……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 정보가 모여 있는 것이 ‘편집’이다.
『편집자의 일』은 편집술 혹은 편집공학을 이용해 무수히 흩어져 있는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한 책이다. 어떤 이는 대형 출판사에서 색깔 있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어떤 이는 전통 있는 출판사의 편집을 책임지고, 어떤 이는 뜻과 결이 맞는 동료들과 소규모 출판사를 운영하고, 어떤 이는 편집에 그치지 않고 출판의 모든 영역에 관여/참여하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은 ‘커뮤니케이션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방법’이다. 일상의 문화 감각을 기준으로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대화나 사건, 상황에 흐르는 ‘맥락(문맥’을 살리고, 나아가 숨겨진 문맥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문맥을 끼워 넣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편집자의 일』을 구성하는 편집자들은 자신만의 ‘편집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장르로 나타나고, 매체로 나타나고, 주제의식으로 나타나고, 소재를 선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제의 시대, 거대 서사의 시대가 사라진 지금,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몇 가지 주제가 맺어지는 ‘사이’를 드러내는 ‘방법’에 주목하는 것도 좋겠다.
오래된 출판과 새로운 출판 사이의 간극.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