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은 중국 최초의 시가집으로 서주 초(기원전 11세기부터 춘추 중엽(기원전 6세기까지 약 500년간의 시가 305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술이부작(述而不作에 입각해『시경』의 해설 내지 지침에 관한 내용을 집대성했으며 일반 개론서와는 구성과 체재를 달리한다. 시경학의 주요 관심분야인 시대별 연구 상황과 이론은 물론이고『시경』편장과 성어에 대해서도 주해의 방식을 채택하여 가급적 실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실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각 시편에 대한 주해는 옛 것을 따르지 않고『시경』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취지하에서 기술되었다.
『시경』의 메시지를 학문, 공유, 언어, 관계, 소통이라는 몇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읽어내고 현재의 일상에서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한 시도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 시학이 인생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작자의 뜻을 헤아려 봄과 동시에 개인적인 감흥을 나름대로 즐기고 서로 공유할 수 있다면, 해묵은 고전이라 할지라도 현대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시경』본래의 내용과 의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고양된 감상을 지향하는 본 책의 취지에도 부합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