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판단하지 않고, 눈으로 따지지 않으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어.
조금 다른 두 친구의 따뜻한 이야기!
■ 늑대와 빨간 모자가 친구라고?
할머니 집으로 가는 심부름 길, 빨간 모자가 늑대에게 꿀~꺽 잡아먹힌다는 옛이야기! <빨간 모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시무시한 고전 동화입니다. <빨간 두건><빨간 망토> 등 여러 이야기로 전해지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사나운 늑대와 어린 소녀라는 등장인물 설정을 살려 성폭력, 살인, 납치 등의 주제로 재창작되고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늑대와 빨간 모자가 친구가 된다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냥 친구도 아닌, 언제나 서로 함께하고 마음을 나누는 ‘진짜 친구’지요. 혹시 ‘늑대는 맹수이고, 빨간 모자는 여린 소녀인데 둘이 어떻게 친구야?’ 생각하나요? 그 고정관념을 귀여운 이야기로 비튼 그림책입니다.
■ 사람들은 자기랑 달라 보이면 이상하다고 생각해
이 책의 주인공인 늑대와 빨간 모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빨간 모자>의 주인공과는 조금 다릅니다. 늑대의 몸은 여느 늑대처럼 아주 힘세고 커다랗지만, 머리는 더 자라지 않거든요. 그래서 늑대의 생각은 어린아이 같지요. 빨간 모자는 앞을 볼 수 없어요. 둘은 각각 지적 장애인과 시각 장애인의 모습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늑대는 빨간 망토에 모자를 쓴 소녀가 요정 같지요. 빨간 모자는 털이 북슬북슬, 이빨이 뾰족뾰족한 늑대를 따뜻한 친구라고 생각하고요. 둘은 모습도, 가지고 있는 장애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했던 거예요.
자기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곧잘 정상과 비정상을 나눕니다. 어딘가 불편함을 가지고 있으면, 또는 생각이나 행동이 다르면 ‘이상하다’고 치부하지요. 실제로 이 책을 만들며 늑대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고, 빨간 모자는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엥? 무슨 책이 그래?” 하고 말했습니다. 왜 장애인이 주인공인 것은 엽기적인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