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기택은 삶은 낮에 꾸는 꿈이라 했습니다. 삶에서 꾸는 꿈은 밤에 꾸는 몽롱한 꿈이 아니라 낮에 꾸는 치열한 꿈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머지않은 AI 시대를 앞두고 세계는 미래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꿈 꾸기를 요구합니다.
한국화의 경쟁력인 필묵을 새로운 감각으로 계속 가꾸어 나갈 때 서양 현대 회화와는 다른 매력적인 그림이 그려집니다. 서구 현대 미술에서도 동양의 미감을 새로운 미디어와 접목한 작업으로 바람을 일으킨 세계적인 작가가 많습니다. 서예와 중국화를 기반으로 한 쉬빙과 구웬다, 일본화를 기반으로 한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 쿠사마 야요이 그리고 한국화 기반의 서도호가 그 좋은 예입니다.
한국화의 미래 경쟁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낡은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화의 감각을 새로운 미디어에 담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후자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전자는 쉽지 않습니다. 그림에서 남이 구사하지 못하는 것을 하나 더 지니고 있다면 전쟁터에서 좋은 무기를 하나 더 지니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한 날의 검이 아니라 양날의 검이라 하겠습니다. 영재반 여러분들의 책 출판을 축하하며 여러분들의 앞날에 한국화 수업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김선두 / 중앙대학교 한국화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