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의 빛나는 단편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나다!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
‘창비아동문고’에 수록된 권정생의 단편동화 가운데 그림을 덧붙여 풍부한 감상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선하여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로 선보인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그의 동화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유아부터 성인까지 함께 읽으며 문학적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으로 만들어 내고자 한다. 그동안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도 충분히 읽을 만한 동화들이 ‘창비아동문고’에 엮여 주로 초등 중.고학년의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던 데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모쪼록 이 시리즈를 통해 권정생의 빛나는 동화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더 다양한 독자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그림책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는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1977년에 출간된 동화집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창비아동문고 4에 표제작으로 수록된 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다. 작고 보잘것없는 것으로부터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는 권정생의 초기 문학관을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죽음에 처한 어린 똘배를 그리면서, 죽음도 삶의 일부이며 세상 모든 것에 저마다의 귀한 의미와 쓰임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이다.
시궁창도 달나라도, 꿈도 슬픔도 있어야 세상 이야기라는
권정생의 문학관을 오롯이 보여 주는 동화
푸른 하늘을 보며 부푼 꿈을 꾸던 어린 똘배는 어느 날 똘배나무집 개구쟁이 돌이에 의해 한 입 베어 물린 채로 훌쩍 내던져진다.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가려던 꿈도, 할아버지 잔칫상에 올라가려던 꿈도 말짱 헛일이 되어 버리고, 모든 것이 곪아 썩다가 결국은 죽어 버리는 ‘세상 끝’ 시궁창에 떨어진다. 두려움에 울다 지쳐 잠이 든 똘배에게 아기 별이 찾아와 말을 건넨다.
“이런 시궁창도 가장 귀한 영혼이 스며 있는 세상의 한 귀퉁이란다.”
아기 별은 흙투성이인 똘배의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친절은 고맙다만, 아깟번에 난 전부 듣고 보고 했는걸.
시궁창은 곪아 터져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