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삶’이란 고통 앞에 선 그대에게 8
1관 우리도 사랑일까: 연인과 부부에 대하여
너를 잊지 못하는 이유-〈봄날은 간다〉 상우의 이야기 15
어떻게든 사랑은 변한다-〈봄날은 간다〉 은수의 이야기 29
외로워서 그런 거였더라-〈내 아내의 모든 것〉 45
첫눈 오는 날 그곳에서 만나자-〈건축학개론〉 61
2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가족과 부모에 대하여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어-〈똥파리〉 79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하는 방법-〈수상한 그녀〉 첫 번째 이야기 95
며느리 사표를 쓰고 싶은 밤-〈수상한 그녀〉 두 번째 이야기 111
내 아이를 괴롭히는 발톱만도 못한 놈들에게-〈마더〉 125
3관 행복을 찾아서: 나와 인생에 대하여
뭘 그렇게 어렵게 사냐?-〈리틀 포레스트〉 141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8월의 크리스마스〉 155
사람이 사람에게 그래도 됩니까?-〈터널〉 169
개가 사람보다 나은 게 뭔지 아시나요-〈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181
믿지 않고 사는 게 좋으세요?-〈그 후〉 197
4관 내일을 위한 시간: 세상에 대하여
우아한 척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어요-〈싱글라이더〉 213
잘 살기 위해 일한다는 것-〈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227
고상하게 고난을 견뎌 내는 법-〈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첫 번째 이야기 241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볼 수 있다면-〈시〉 255
돌아가고 싶은 ‘그때’는 언제입니까?-〈박하사탕〉 269
저는 착한 사람입니다-〈복수는 나의 것〉 283
5관 타인은 지옥이다: 사회 속 인간관계에 대하여
개성적인 사람일수록 질투를 모른다-〈버닝〉 첫 번째 이야기 301
한국에는 개츠비가 너무 많아-〈버닝〉 두 번째 이야기 315
끝까지 달리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두 번째 이야기 327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부끄럽습니다-〈동주〉 341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356
15년 동안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어느 늦여름, 철학자의 방 문을 두드린 ‘승민’은 15년 만에 첫사랑과 재회하는 바람에 약혼자와의 결혼이 망설여진다고 토로한다. 차라리 다시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괴롭지는 않았을 거라는 그에게 철학자는 “왜 망설이고 있는지는 아세요?”라고 묻는다. 고개를 젓는 승민에게 철학자는 ‘당신이 망설이는 것은 첫사랑과의 미래에 대한 확신도, 약혼자와 파혼을 하겠다는 용기도 없기 때문’이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첫사랑과 재회했기 때문에 새로운 삶을 걸어가겠다는 결심이 무뎌진 게 아닙니다. 이전부터 그 결심이 확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사랑과 그에 대한 생각을 잊을 수 없는 거죠.”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유독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 대학이나 직업 같이 중요한 선택을 할 때건, 점심에 먹을 메뉴를 선택할 때건 상관없이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을 시쳇말로 ‘결정 장애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승민과 같이 첫사랑에게 고백을 할 때도, 심지어 결혼을 앞두고도 결정 내리지 못하는 사람의 행동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결정하지 않은 한 ‘가능성’ 속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결정하지 않는 한 결과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이란 게 존재할까? 철학자는 ‘어떤 결정이든 후회하게 되어 있다’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려고 하니까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후회할 거란 생각을 염두에 두면 망설임은 적어진다. 물론 어느 쪽을 택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은 하되,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자신의 결정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중요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비난할 사람들은 비난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낸 내가
따뜻한 가족을 이룰 수 있을까?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