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꽃들도 너를 봐서 좋대
공중전화하는 아이 / 동시 쓰는 엄마 / 별 하나가 / 내가 잡아 줄게 / 여섯 살 / 장난감도 무섭다 / 뽕나무가 키운 수박 / 잠 정거장 / 편한 옷 / 양파 자루 / 하루만 더 자고 갈까? / 너 / 내 나무
제2부 누굴 닮았니?
새와 함께 딸꾹딸꾹 / 친할 친자 배운 날 / 종이 쪼가리 / 제주도 마음 땅 / 봄 편지 / 단톡방 / 찌개와 국의 차이 / 일기예보 들은 우산 / 의문 / 전학 온 지 한 달째 / 막둥이 의자 / 미세먼지 많은 날 / 새는 알고 있나? / 짜장면 전화기 / 과자도 무겁다
제3부 우리 아빠만 그런가요?
아라비아 상인처럼 / 사과가 사과하는 까닭은 / 깻잎의 원룸처럼 / 피난 / 첫눈이 걱정처럼 / 도자기 냄비 받침 / 우리 아빠만 그런가요? / 성공한 아빠 / 아빠들은 / CCTV를 돌리다가 / 아빠의 6월 / 핸드드럼커피
제4부 200개 의자에는
100년을 오간다 / 깜빡했어요 / 우리보다 산을 / 매듭 풀기 / 서양란 님 / 200개 의자에는 / 침도 못 뱉고 / 나무에 얹힌 눈까지 / 귀신 안정시키는 날 / 산에 오르는 이유 / 방학일기 / 진눈깨비 / 오월 산 / 카스텔라를 사러 갑니다 / 한식 성묘 / 밤 벚꽃놀이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관계의 미학과 소통의 시_전병호
나에서 아빠로, 힐아버지로 이어지는 남자의 일생!
가족의 의미를 새로이 일깨워 주는 동시집!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5번째 도서 『우리 아빠만 그런가요?』가 출간되었다. 동시인이면서 시인이고, 수필까지 쓰는 서금복 동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우리 아빠만 그런가요?』는 제목과 「시인의 말」에서 보듯이 아들, 아빠, 할아버지로 이어지는 남자의 일생을 동시로 담고자 노력했다. 1부는 아기, 2부는 소년, 3부는 아빠, 4부는 할아버지로 구성되었다. 비교적 아이들에게 가까운 엄마보다 아빠에 초점을 맞춘 작가의 의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아빠의 6월을 따는 날
널다란 비닐을 깔고 장대로 톡톡
오디르르, 오디르르 뽕나무가
달착지근했던 아빠의 어린 시절을 털어놓는다
아빠가 좋아했던 여자애도 오디를 좋아했다지
차르르르, 차르르르 달콤 쌉싸름한 버찌가
그 여자애 이야기를 마저 들려준다
그 애가 서울 큰 병원으로 간 날, 아빠는
버찌가 떨어져 있는 벚나무 아래만 왔다 갔다 했다지
아빠의 6월을 따다가, 듣다가, 입에 넣고는
손가락을 건다, 엄마에게는 비밀인 아빠의 6월이
자줏빛으로 웃는다
―「아빠의 6월」
이 시에는 아빠와 함께 오디를 따는 아이가 나온다. 아들일 걸로 자연스럽게 추측이 된다. 아마도 아빠가 오디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아빠는 아들에게 오디와 얽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아이는 몰랐던 아빠의 옛날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아빠에게도 자신과 같은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도,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애를 좋아했다는 것도 신기하기만 하다. “엄마에게는 비밀”이지만 배제의 느낌이 아닌 엄마를 위한 두 남자의 배려로 읽힌다. 어쩌면 이 아이에게도 지금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을지 모른다. 시에는 나오지 않지만, 아빠의 이야기 뒤에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덧붙였을지도 모른다. “이것도 엄마에게 비밀이야!”라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