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르고 싶지 않은 아이, 구수구수 구수아
수아네 집은 메밀묵 식당을 한다. 할머니가 식당 주인일 때는 그냥 ‘메밀묵집’이었고, 엄마가 물려받으면서는 ‘수아네 메밀묵’으로 바꾸었다. 엄마의 소원은, 수아가 식당을 물려받도록 해서 ‘삼대째 이어져 오는 메밀묵 맛, 수아네 메밀묵’으로 간판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수아 생각은 다르다. 급식 반찬으로 나온 메밀묵이 싫다는 친구들에게 “메밀묵 구수하고 맛있어!”라고 말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놀림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아는 절대로 메밀묵집을 물려받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메밀묵집 딸인 것도, 메밀묵도 싫어졌다.
『도개울이 어때서!』의 주인공 수아는 특별해지고 싶어 하거나, 하다못해 특별해 보이기를 원하는 여느 주인공들과는 다르다. 그 점이 오히려 어린이 독자들과 수아를 가깝게 만든다. 메밀묵 식당을 물려받기 싫다는 수아의 말을 투정으로 받아들이는 수아네 엄마처럼, 어른들은 ‘달라도 괜찮다’고 쉽게 말한다. 교과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하지만 남다른 입맛조차 놀림거리가 되는 교실에서 조금 소심한 아이 수아에게 친구들이 다 좋아하는 ‘햄버거집’ 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당연하고 간절하다. 『도개울이 어때서!』는 그 마음에 주목함으로써 같은 경험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뻔한 교훈보다 훨씬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전학생 도개울의 정체
늘 수아를 놀리는 짝꿍 유찬이와 떨어져 앉고 싶은 마음에, 수아는 전학생 개울이와 짝을 하고 싶다고 손을 번쩍 들었다. 정수리에 질끈 묶은 머리카락이 분수처럼 솟은 개울이는 자그마한 몸집에 목소리가 엄청 크고, 내키면 아무 때나 노래를 부른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노래 부르지 말라고 나무라면 “깜빡했어요!” 하고 웃어넘겨 버린다. 반 아이들은 개울이는 물론, 개울이랑 친한 수아도 멀리한다. 수아는 그런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뛰고 싶을 때 실컷 뛰고, 메밀묵이 좋다고 당당히 말하는 개울이가 신기하고 멋져 보인다. 손잡고 한바탕 뛰면 속이 시원해진다. 수아는 그렇게 다른 아이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