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나 좀 들어가도 되겠니?
어느 여름 장마철,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어린 소녀는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서 혼자 엄마를 기다려요. 천둥에 번개에 빗소리도 점점 더 거세졌지요. 빗물은 아래 동네의 대추나무 밑동을 적시더니, 아래 동네에서 제일 큰 느티나무 줄기를 삼키고, 결국 소녀네 동네의 장승들 발까지 적셔버렸어요. 무서움에 이불을 폭 뒤집어쓰고 있는데, 똑똑똑 누군가 찾아왔나 봅니다. 개미 가족이네요. 비 때문에 땅속 집이 몽땅 물에 잠겨버렸대요. 소녀는 개미 가족에게 선뜻 문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하나씩 찾아오는 동물 친구들, 느티나무에 있던 집이 물에 잠긴 소심하지만 겁많은 고슴도치, 비를 너무 싫어하는 도도한 고양이, 그리고 지나가다 비를 피하려고 들른 무뚝뚝하지만 실은 정이 많은 곰까지. 소녀는 생각지 못한 동물 친구들의 방문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그런데 비는 계속 내리고, 빗물이 소녀네 집 안까지 흘러들었네요. 소녀는 어서어서 동물 친구들과 다락방으로 올라갑니다. 다락방 작은 창으로 물바다가 되어버린 동네를 내다보는데 창 아래쪽에서 빗물이 솟아오르지 뭐예요. 어, 자세히 보니 고래입니다. 세상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긴수염고래. 소녀는 동물 친구들과 고래 등에 올라타지요.
고래와 함께 떠나는 비 속 여행, 소녀와 동물 친구들은 과연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요?
비 온 뒤 무지개 같은 그림책
《비 오는 날에》는 아이들에게는 자연 속에서 생각하고 상상하기를,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일곱 빛깔 무지개 같은 상상 속 이야기를 보며 동심에 다가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아이의 목소리를 살려 적은 글, 하나 둘 찾아오는 동물 친구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 아빠 슬리퍼가 빗물에 젖을까 봐 식탁 위에 가지런히 챙겨놓는 순수한 마음, 다락방으로 가던 계단에서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누르는 악어를 얼핏 본 것 같다는 아이다운 생각들이 모여 일곱 빛깔의 무지개를 하나씩 칠해 갑니다.
화가 김효은은 살아있는 선으로 떨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