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랜 치유 현장에서 경험했던 임상을 바탕으로 엮어냈습니다. 아픈 시대, 아픈 마음을 저는 만져오면서 그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들을 하나하나 열어왔습니다. 그동안 참혹한 세파속에서 몸부림쳤던 이들 모두 나다움을 생산하지 못하며 비교의식 속에 자학하며 슬픔으로 함몰된 채 눈물이 난지, 내가 눈물인지, 아픔이 난지, 내가 아픔인지,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을 향한 가슴아림을 깨달음과 울림으로 곳곳마다 새겨놨습니다.
마음의 고통은 대부분 보이는 현상에서 만들어집니다. 그 고통의 형질을 분리해보면 상실된 자아와 원가족의 결핍 그리고 상처라는 가슴아픈 사연이 주류를 이루지요. 외면에서 형성된 고통의 위력이 커 보이는 것은 내면에서 충분하게 돌봐지지 않은 사연들이 내적 강화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고통의 형성점은 결코 외면적 요인으로 몰아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닌 현재 나의 내면에 존립하고 있는 자아의 몫인 겁니다. 그래서 자아는 충분하게 강화되어 아픈사연들을 하나하나 돌봐줘야 하고 적절한 독립으로 분리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도리어 내면의 아픈 굴레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는 것이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아픈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아픈 사연을 놓아주는 것입니다.
아마 앞으로 불특정한 다수, 어느 누구라도 이러한 아픈 사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내면의 고통은 벗겨지지 않는 채 이곳저곳, 이사람 저사람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 뻔합니다. 다소 외면적 삶이 살아갈 만하더라도 결코 통합적인 심적 만족과는 거리가 있을 것입니다.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이러한 아픔의 뿌리들이 내면의 수로를 타고 그대로 장기로 흘러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잠을 자려 해도 눈을 뜬 채로 자는 것이 편할 정도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주변 사람마다 통제하고 조정하고 판단하며 집착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것이 ‘내적 아픔’이라는 뿌리입니다. 우리의 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