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는 어떻게 드넓은 바다를 누빌 수 있었을까?
조선 시대의 이순신 장군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바다를 누벼 왔다면, 신라 시대의 장보고는 세계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며 바다를 누벼 온 사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순신은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에서 싸웠다는 점이고, 장보고는 아주 먼 바다까지 나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는 점이다. 쉽게 생각하면 그냥 물건 싣고 바다를 건너면 되지, 무슨 놀라운 항해 기술이 필요할까 싶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먼 바다로 나가 오랫동안 배를 타는 게 무척 어려웠다. 이 책은 장보고가 으뜸 무역상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뛰어난 항해술에 있었다며 그 비밀을 흥미진진하게 풀어 나간다.
장보고가 서역 사람들이 중국에 있는 법화원을 차지하려 한다는 전갈을 받았을 때는 한겨울, 그것도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부는 역풍 때였다. 더구나 폭풍까지 몰려왔다. 하지만 장보고는 출항을 결심했다. 다른 배들이라면 앞바람이 불고 폭풍까지 치면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장보고는 돛의 방향을 바꿔가며, 배 밑바닥에 붙어 있는 기다란 나무판자 즉, 배가 옆으로 마구 밀리는 것을 막아 주는 누아를 써서 중국으로 건너갔다.
숱한 문화와 문물을 교류하게 한 장보고의 활약
국제 무역상 장보고는 신라에서부터 서해 바다를 지나 당나라와 일본뿐만 아니라 아랍과 페르시아 같은 중동 지역의 상인들과도 교역하며 해양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착실하게 키워 갔다. 그저 물물거래에 그치지 않고 이 해양 실크로드를 따라 숱한 문화와 문물이 교류했던 것이다.
일본에 당나라의 불교가 전해지고 우리나라에도 선종 사상의 불교가 들어오는 데도 장보고 선단이 큰 구실을 했다. 만일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장보고가 바다에서 표류하던 일본 승려 엔닌을 못 구했더라면 일본 불교의 발달은 몇백 년이 늦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장보고의 활약은 이 책에서 다 다루지 못할 만큼 눈부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보고를 끝으로 우리 역사에서는 더는 장보고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