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 고양이중심주의 선언
01. 고양이의 창세기 ― 연기 한 줌, 불길 한 자락, 빛나는 별 두 개
02. 이집트인은 다만 고양이를 더 사랑했을 뿐
03. 아르테미스, 다이아나, 루나라는 이름
04. 성서에는 왜 고양이가 등장하지 않을까
05. 마녀와 검은 고양이의 비극
06. 고양이 화형식
07. 고양이 대학살과 동물 학대법 사이
08. 고양이, 시가 되다
09. 우리나라에 고양이는 언제 처음 들어왔을까
10. 일본의 고양이, 요괴에서 마네키네코로
11. 어쩌면 고양이가 철학자와 놀아주는지도
12. 동물이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한
13. 데리다가 고양이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 이유
주
고양이에 관한 지적이고도 발랄한 인문학적 탐구
이 책은 2017년 출간 전부터 ‘집사’들의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었던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의 개정판이다. 고양이에 관한 역사, 문학, 철학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냈던 한 권의 ‘고양이 인문학’ 책을 ‘역사’와 ‘문학’ 편으로 나누고, 새로이 디자인하여 낸다.
저자는 반려묘 ‘루비’를 키우며 ‘진 집사’로 거듭나는 동안 본인이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고양이를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 있지만, 하나가 없어요. 고양이는 질문을 던지는 동물이라는 사실, 즉 인문학적인 존재라는 점이 빠졌어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이 체험을 하면 좋겠다 싶어서 책을 쓴 것이에요.” 저자에 따르면 고양이는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항상 어딘가 멀리 있는 듯한 언캐니한(uncanny 존재이다. 그에게 있어 고양이를 만난다는 것은 특별한 존재를 만나 각별한 체험을 하는 철학적 사건과 같다. 이 책은 그가 루비에서 촉발된 지적 물음들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결합한, 훌륭한 ‘고양이 인문서’라 할 수 있다.
고양이가 인간 곁에 온 것은 언제였을까
‘역사’ 편은 말 그대로 고양이가 이 땅에 온 후 인간 사회에서 어떠한 존재로 여겨지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고양이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고양이의 창세기(모든 집고양이의 어머니에서부터 이집트에서의 숭배, 로마인의 배를 타고 유럽으로 퍼져 조용히 인간과 공존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물 흐르듯 흐른다. 이후, 중세와 근대로 넘어오면서 고양이에 관한 인식 변화가 일어나 마녀사냥과 맞물려 대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수도승들에게는 제일 가까운 동반자요, 19세기 문학예술인들, 특히 프랑스의 보헤미안들은 고양이를 자신들과 동일시하기 시작했다. 고양이의 특성 ― 자유주의, 개인주의, 실존주의, 자율주의,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 이해되지 않는 타자성, 통제당하지 않는 독립성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더하여 우리나라에 고양이는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