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혼자 갈 수 있다
혼자 갈 수 있다 / 자기소개 / 학부모 공개 수업 / 짜장요일 / 초능력 목발 /
세수 / 달팽이 안전 교육 / 걷고 싶은 길 / 고민 / 하늘 걷기
제2부 머릿속을 기어 다니는 귓속말
바람떡 / 착지 / 인사 / 귓속말 / 손톱 깎기 / 8월 / 수저통 귓속말 /
만약 교실에 신령님이 살고 있다면 / 거꾸로 마을 / 분실물함 / 전학
제3부 조금 떨어졌어도 가까운
교문 거북이 살아남기 / 이어폰 / 엄지 자리 / 엄마 없는 밤 /
첫사랑 / 간 맞추기 / 개나리반 / 훈이
제4부 질끈 눈을 감았지
모탕 / 환상통 / 이상해 / 바위 / 치과에서 / 자리 맡기 /
알맹이 / 징검다리 / 주전자
제5부 매일 밤 새로 쌓는 꿈탑
소망빌라 5층 꿈탑 / 십상 좋다 / 어쨌든 좋은 일 / 명아주 지팡이 / 치킨 치킨 /
독감 / 허수아비 / 도미노 놀이 / 언젠가는 / 구운 땅콩 / 장화 벗은 고양이
해설_이안
배경 속에 숨은 것, 장면 바깥에 있는 것을 바라보기
『내가 왔다』 속 동시들은 “익숙한 것 같은데 낯설고, 흔한 것 같은데 드물고, 오래된 것 같은데 새롭다.”(이안 평범한 일상 속 한 장면을 소재로 끌어오면서도, 그 장면에서 주목받지 못할 법한 것에 눈길을 두기 때문이다. 짜장면을 먹은 아이의 콧잔등에 생긴 “짜장 점 일곱 개”(「짜장요일」, 세수를 하고 난 아이가 “씻겨 준” 비누(「세수」 같은 것들. 도끼로 나무를 패는 장면에서도, 시인은 도끼도 나무도 아닌 ‘모탕’(나무를 팰 때 밑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의 목소리를 끄집어내어 들려준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매일을 보내는 방주현 시인의 눈은 작고 작은 것,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 자세히 살피면 그제야 보이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배경처럼 숨어 있던 존재들이 『내가 왔다』에서는 모두 주인공이다.
장미 다발을 들고 비닐하우스에서 나오던 팜티마이 아줌마
수학 문제를 설명하던 6학년 2반 이서연 선생님
서류 가방 들고 걸어가던 김유성 아저씨
마을버스를 운전하던 박미양 기사님
모두들 일하다 잠시 멈춰 서서
먼 데 하늘을 보는
11시 무렵
_「학부모 공개 수업」 전문
생업에 종사하느라 학부모 공개 수업에 참석하지 못한 보호자들이 각자의 일터에서 잠시 먼 하늘을 바라본다. 어느 평일의 오전 11시 무렵 풍경이다. 학부모 공개 수업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교실 안이 아닌 교실 바깥에 주목하는 것. 방주현 시인이 지닌 시선의 독특함은 바로 이런 것이다. 잘 보이지 않는 존재를 넘어, 지금 여기에 함께 있지 않은 존재에까지 닿는다. 이 시선은 우리로 하여금 왁자지껄한 교실에서도 전학 간 연우의 빈자리를 바라보게 하고(「전학」 새로 생긴 치킨집 얘길 들으면서도 문을 닫고 사라져 버린 가게들을 떠올리게 한다(「치킨 치킨」. 우리 눈과 마음에 담기는 세계의 밀도가 한층 높아진다.
공원으로 경로당으로
할아버지 모시고 다니느라 지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