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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1493 (콜럼버스가 문을 연 호모제노센 세상
저자 찰스 만
출판사 황소자리
출판일 2020-02-15
정가 25,000원
ISBN 979118509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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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ㆍ 008

도입부 호모제노센 세상에서
1장 두 개의 연결고리 025
터진 판게아를 재봉합하다 ㆍ 등대를 향해 ㆍ 은을 실어 나르는 바닷길 ㆍ 막판 추가시간에 뒤집힌 지구의 부

1부 대서양 항해
2장 타바코 해안 089
아메리카에 새로 유입된 토양 밑바닥의 유기체들 ㆍ 유럽과 딴판인 아메리카 산천 ㆍ 도처에 도사린 위험요소들 ㆍ 아메리카로 날아온 유럽의 꿀벌들 ㆍ 무한하고 끝없는, 부를 향한 갈망
3장 악마의 기운 154
착취국가의 탄생 ㆍ 시즈닝, 공동묘지로 가는 정거장 ㆍ 영국, 노예제로 180도 방향 전환하다 ㆍ 미국 남부 캐롤 라이나 식민지와 그곳 인디언들 ㆍ 타라의 대저택과 말라리 아 ㆍ 황열병 ㆍ 전쟁과 모기

2부 태평양을 항해하다
4장 돈을 실어나르는 바닷길 231
정화의 무적함대가 조금만 더 나아갔더라면 ㆍ “상인이 해적이고, 해적이 상인이 되어…,” ㆍ 중국 왕조의 고질적인 동전 품귀현상 ㆍ 역사상 최대의 잭팟 포토시 은광 ㆍ 돈이 될 만한 모든 것을 배에 실어서…. ㆍ 스페인과 중국의 이해 불가한 마닐라 동거
5장 상사병 풀, 외국 덩이작물, 옥구슬쌀 301
은밀한 여행자 ㆍ 중국의 맬서스, 홍량길 ㆍ 산들은 죄다 벌거숭이가 되었다 ㆍ 다자이가 남긴 유산

3부 유럽, 세상의 중심으로 올라서다
6장 농업, 산업이 되다 353
감자 전쟁 ㆍ 감자, 멜서스의 트랩에서 유럽인을 구조하다 ㆍ 질소비료 구아노의 시대 ㆍ 대기근, 유럽을 박살 내다 ㆍ 아일랜드가 병충해에 취약했던 이유 ㆍ 해충과의 전쟁
7장 검은 금의 세상 423
벌레와 새가 없는 숲 ㆍ 천연고무가 산업용품으로 거듭나기까지 ㆍ 욕조 안의 여인 ㆍ 위캄이 만들어낸 세상 ㆍ 지구 반대쪽에 이식된 고무나무

4부 세상을 바꾼 어느 아프리카인
8장 차원이 다른 인종의 뒤섞임 493
조니 굿 루킹 ㆍ 좋지 않았던 시작 ㆍ 신세계의 탄 생 ㆍ 가문의 영예 ㆍ 칵테일 도시
9장 도망자들, 지역공동체를 만들다 577
칼라바르에서 ㆍ 아프리
배에서 내려 해변에 발을 디뎠을 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일행은 삼일열을 심하게 앓았다.

1492년 10월 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히스파니올라 섬(현재의 도미니카 공화국에 첫발을 디딘 직후 기록한 항해일지의 한 구절이다. ‘삼일열tertian fever’은 좀 오래된 말로, 48시간을 주기로 반복되는 열과 오한 발작을 의미한다. 콜럼버스는 자신의 원정대원들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오한과 열병에 시달리다 속절없이 죽어간 원인을 원주민 여성들 탓으로 돌렸다. ‘여기는 여자가 많은데, 이들은(말하자면 타이노 원주민 여자들은 조신하지 않고 깔끔치도 못했기 때문에 그들(말하자면 남자 원정대원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이 질환을 성병의 일종으로 간주한 것이다.

자기가 무슨 일을 해낸 건지,
콜론은 죽는 순간까지 상상조차 못 했다

오늘날 질병학자들은 콜론의 언급에 코웃음을 친다. 이 병은 당시 스페인에서 유행하던 말라리아였으며, 병원균 운반자들 역시 콜론의 배에 탄 항해사 중 하나였을 거라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인간의 몸속에서 수개월 동안 잠복할 수 있는 말라리아 병원균은 보균자의 피를 빨아들인 한 마리 모기에 의해 한순간 광범위하게 퍼져나간다. 불운하게도 콜론 무리가 발을 디딘 섬에 그런 유형의 모기는 널려 있었다. 게다가 속속 드러나는 최신 연구에 따르면, 1492년 이전의 아메리카에는 말라리아와 천연두, 황열병, 독감 등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유럽인들이 상륙한 직후부터 인디언 마을을 융단폭격하듯 집어삼킨 이 몹쓸 전염병들로 인해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의 70퍼센트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뿐인가? 배를 타고 항해에 나선 건 사람만이 아니었다. 소, 양, 말 등 가축은 물론이고 사탕수수, 밀, 커피, 감자, 담배 같은 식물들도 이 여행에 동참했다. 의도치 않은 동반자였으나 동식물 못지않게 중요했던 존재들이 있었으니 지렁이, 바퀴벌레, 꿀벌 같은 곤충과 온갖 병원균 등 수천의 미생물체들까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줄줄이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