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서문 4
I. 나의 현장, 바뀌어간 질문들
1. “당신의 국경으로 데려다주세요”: 태국 북부에서의 국경교역 동행관찰기 _채현정 17
2. 나의 아파트 표류기: 이스라엘 도시 슬럼에서의 필리핀 이주노동자 연구 _임안나 55
3. 중국의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만드는 사회적 연안 _최영래 99
4. ‘진심’은 알 수 없는 것: 홍콩 현장에서 바뀌어간 질문들 _장정아 133
II.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1. 가면을 쓴 인류학자: 이란 사회의 정동 읽기 _구기연 195
2. 얼음을 깨뜨리며: 일본 현장연구 과정에서의 해석과 갈등 _김희경 231
3. 두렵거나 비판하거나 납득하거나: 내겐 늘 낯선 베트남 _육수현 259
4. 하지 않은 현지조사는 있어도 실패한 현지조사는 없다: 중국 옌볜에서의 2년과 그 이후 _노고운 295
III. 관찰과 참여의 경계 위에서
1. “당신들은 왜 저항하지 않나요”: 나의 일본 여성 연구 분투기 _지은숙 349
2. 개발의 현장에서 함께 싸우고 기록하다: 필리핀에서의 불의 세례 현지조사 _엄은희 399
3. 베네수엘라 21세기 사회주의가 등장한 까닭은: 민중의 목소리를 찾아서 _정이나 445
4. 한 융합연구자의 경계 넘나들기: 전환기 미얀마의 교육과 개발협력 _홍문숙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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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않은 선은 있어도 못 넘을 선은 없다! 여성 현장연구 연구자가 탄생하기까지
이 책은 온갖 사회적인 편견과 핸디캡, 그리고 “인생의 허들”을 뛰어넘으며 홍콩, 이란,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중국, 필리핀, 일본,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의 “준비된” 지역연구 전문가로 성공적인 자리매김한 여성 연구자 12인이 자신들의 연구 과정을 솔직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 놓은 책이다. 이 책에는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현지조사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즉 현지에서 외국인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차별, “혼자 사는 여자”에 대한 주변인들의 시선, 신체적 성적 위협, 건강 상의 문제, 불안정한 법적 신분, 현지의 극도로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 각종 스트레스 등이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저자들은 과감하게 선을 넘은 여성 연구자들이라는 것이다. 먼저 여성이라는 사회적인 편견과 제약을 넘었고, 인생의 통과의례들(결혼, 출산, 육아 등로 인해 생기는 고립과 좌절을 넘었으며, “유리 천장”에 저항을 했으며, “직업 연구자”가 되기 위한 개인적, 심리적, 체력적 선을 넘어야 했던 사람들이다. 무엇보다도 영토적 경계를 넘어 낯설고 두려운 곳으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기도 했다.
보통 지역 전문가가 되어 우리에게 좋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할 수 있기까지 어떻게 첫발을 내딛었고,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어려움을 이겨냈고, 어떤 연구를 하며 어떤 지식과 비전을 획득했는지를 풀어내는 책은 제법 많이 나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여성의 목소리”가 담긴 책은 매우 드문 편이다. 이 책은 여성의 입장이 고려되고, 여성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피력되고, 여성의 시각으로 구성되고, 여성을 이야기하는 지역연구 책으로 첫걸음을 내딛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여성으로서” 해당 지역의 전문가로 조명을 받고 그들이 습득한 지식을 널리 공유하고 확장할 수 있는 힘을 얻기까지 그들이 겪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