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감각학으로서 미학
일러두기
들어가며 감각론의 역사적 전개
1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의 감각론
01 진리와 속견: 파르메니데스
02 유사가 유사를: 엠페도클레스
03 반대가 반대를: 알크마이온·헤라클레이토스·아낙사고라스
04 위대한 절충: 아폴로니아의 디오게네스
2부 세개의 대(大이론
05 에이돌라: 데모크리토스
06 불을 뿜는 눈: 플라톤
07 매체를 통한 변화: 아리스토텔레스
3부 헬레니즘의 감각론
08 감각은 진실하다: 에피쿠로스
09 영혼의 숨결: 스토아학파
10 소요학파: 테오프라스토스
4부 고대 감각론의 세 전통
11 시각원뿔: 에우클레이데스
12 황소의 눈: 갈레노스
13 세 전통의 종합: 프톨레마이오스
5부 고대에서 중세로
14 공감으로서 감각: 플로티노스
15 집중으로서 감각: 아우구스티누스
6부 중세 아랍의 광학
16 광학적 유출설의 부활: 알킨디
17 의학적 유출설의 부활: 후나인
18 유출설에서 유입설로: 이븐시나
19 아리스토텔레스의 부활: 이븐루시드
20 근대광학의 아버지: 알하이삼
7부 근대광학의 역사
21 중세 유럽의 광학: 그로스테스트에서 베이컨까지
22 영적 변화로서 감각: 아퀴나스
23 르네상스의 시각론: 오컴에서 플라터까지
24 근대광학의 탄생: 케플러
8부 외감에서 내감으로
25 멋진 신세계: 데카르트
26 빈 서판: 로크·버클리·흄
27 내감의 작은 역사: 아우구스티누스와 그의 계승자들
9부 감성의 미학적 구원
28 감성론으로서 미학: 바움가르텐
29 취미의 세기: 영국의 취미론
30 상상력의 시대: 칸트
10부 감각의 부활
31 살아 있는 조각상: 콩디야크
32 사태 자체로: 후설·하이데거·메를로퐁티
33 정신의 감성학: 플레스너
34 육체와 신현상학: 슈미츠
35 감각의 논리: 들뢰즈
나가며 육체의 오디세이
저술의 약어와 인용 형식 표시
주
수록된 그림 및 소장처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부터 들뢰즈의 현대미학까지
감각의 역사를 조망하는 미학자 진중권의 역작
“감각론의 역사는 철학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오랜 과거부터 인간은 자신의 살갗에 생생하게 와닿는 다채로운 감각에 관심을 기울였다. 아득한 고대의 사람들은 생물과 무생물의 구별 없이 세상 모든 것이 살아 있다고 느꼈고, 신이 인간의 입에 불어넣어주었다는 숨결을 공기라 믿었다. 이렇게 본 대로 지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근원적인 의미에서 참이었던 시대도 있었다. 감각이 곧 지각이자 사유였던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진리의 근원을 이성에서 찾기 시작하면서 감각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감각은 진리의 근원이 아니라 오류의 원천으로 여겨져 철학의 변방으로 밀려났다. 심지어 근대의 대표적인 합리론자인 데카르트는 “이성적 존재가 되려면 감각을 불신하라”고 가르쳤다. 그 결과 철학사의 서술에서도 고대와 중세의 감각론에 관한 기록은 아예 누락되기 일쑤였다. 이 책은 그 잃어버린 반쪽의 철학사를 복원하고, 새로운 감각학의 구축에 소용될 이론적 단초를 발견하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예술과 미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관념적 학문으로 협소해진 미학을 감각지각, 즉 아이스테시스(Aisthesis에 대한 학문인 감각학(Aisthetik으로 확장하자는 독일의 미학자 게르노트 뵈메의 제안을 수용한다. 나아가 뵈메 미학의 바탕을 이루는 현상학의 개념도구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낯설기만 한 고중세의 이론과 아랍의 광학, 콩디야크 같은 근대 비주류 철학자의 이론, 감각의 부활을 선언하는 들뢰즈의 급진적인 현대미학까지 인류가 지금껏 전개한 감성연구의 역사를 두루 살핀다.
감각의 측면에서 그동안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철학사의 전모를 밝히는 동시에 감각의 역동을 경험해온 인류 역사를 치밀하게 되짚는 이 책은 다변화하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지각을 경험하고, 이로써 도래하게 될 사회구조적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더없이 폭넓은 시야를 제공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