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희망!
용기를 갖고 꿈꾸는 아이들을 담은 동화집
서늘한 상상 세계 안에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전성현 작가의 신작 동화집 『어느 날, 사라진』(창비아동문고 298이 출간되었다.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부터 과학 문명의 명암을 날카롭게 응시하는 이야기까지, 현실 공간과 판타지 세계를 오가며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동화 일곱 편을 엮었다. 예고 없이 닥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애쓰는 아이들을 만나며 독자들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희망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서늘한 상상 세계
장편동화 『잃어버린 일기장』으로 제1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을 수상한 후, 서늘한 상상 세계를 담은 『사이렌』과 『두 개의 달』을 선보인 전성현 작가가 신작 동화집 『어느 날, 사라진』을 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과학 문명의 폐해를 비판하며 인간 존엄성의 침해를 우려하는 작가의 주제의식은 이번 동화집에서도 이어진다. 각자의 생활에 파묻힌 채 서로에게 무관심한 가족의 모습을 공포스러운 필치로 그려 낸 표제작 「어느 날, 사라진」을 포함해, 작가가 보여 주는 세계는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무분별한 개발로 폐허가 된 도시(「싱크홀」, 별이 보이지 않을 만큼 뿌옇게 변해 버린 하늘(「별을 본 적 있나요?」, 이웃의 고통을 모른 척하는 사람들(「그래, 그건 너였어」의 모습은 상상 속 디스토피아가 아닌 피부로 느껴지는 현실로 읽히기에 더욱 서늘하다.
어쩌다 만난 어른들은 싱크홀보다 위험했다. 보호해 준다며 다가와 우리가 모은 돈과 물건을 빼앗았고 그것도 모자라 먹을 것을 구해 오라고 시키기까지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을 피해 다녔다. 하지만 갑자기 생기는 싱크홀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예고 없이 발생한 붕괴에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