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방언 사용권은 인간의 ‘기본권’
1부 방언의 등장
1장 조선시대의 방언
―처엄 들을 적은 귀에 서더니 오래 들으니 닉어가더라
2장 근대의 계몽운동과 방언
―영남 말씨는 강직하고 호남 말씨는 내교가 많다
2부 표준어의 대두
3장 조선총독부, 서울말을 표준어로 정하다
―힘써 야비한 사투리를 쓰지 말지어다
4장 조선어학회, 표준어 단어를 정하다
―『표준말 모음』, 우리말을 바로 쓰는 데 없지 못할 책
3부 표준어와 방언의 대결
5장 근대 어문 운동의 두 방향
―문자보급 VS 방언 채집
6장 근대 문학 속의 방언
―언어 통일 VS 지방색
7장 광복 후 대중문화계의 큰 별들
―표준어파 VS 사투리파
4부 표준어의 석권, 방언의 눈물
8장 근대화의 희생양 ‘사투리’
―언어에 섞인 ‘잡스러운 것’을 떼어버리고
9장 심판대에 선 방언
―사투리 강한 인사, 사회 못 맡아
10장 법정에 선 표준어
―사투리 쓰는 사람은 교양 없는 사람?
5부 방언의 희망
11장 TV 속의 방언
―괜찮아유
12장 영화 속의 사투리 열풍
―니가 거시기 혀야 쓰겄다
13장 사투리 쓰는 사람들
―야야, 봉숙아
맺음말 전통 방언의 소멸 속도 늦추기
방언 사용자라면 누구나 겪었을 서러움
방언에 대한 편견은 역사적/제도적 산물이다
지방이 고향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투리에 얽힌 인상적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유년기의 즐거운 추억,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방 사람에게 사투리란 부끄러움, 당혹스러움을 불러일으키는 기억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사투리 억양이 우스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한 기억, 표준어인 줄 알고 썼는데 사투리여서 망신당한 기억, 신기하다는 듯이 사투리를 써보라고 종용을 당한 기억. 방언에 대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의식은 당연하게도 방언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통념과 맞닿아 있다. 방언은 해당 지역에서는 일상어로 통용되지만 해당 지역을 벗어나거나, 방송이나 면접 등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격식어로 인정받지 못한다. 나아가 방언은 열등하고 창피한 것, 그래서 감추고 고쳐야 할 것으로 간주되어왔다. 이러한 인식이 개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쳐 취업이나 입학을 위한 면접을 앞두고 스피치 학원의 사투리 교정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방언이 수난만 당해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양한 문화현상의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사투리를 웃음코드로 활용하는 개그프로그램, 사투리로 진행하는 지역방송의 시사프로그램, 각 지역에서 펼쳐지는 사투리 경연대회 등 사투리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지속하려는 움직임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1장「TV 속의 방언」, 13장 「사투리 쓰는 사람들」.
그러면 도대체 방언은 언제부터 표준어와 대립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일까? 지역어에 불과했던 서울말이 어떻게 국가어(표준어의 위상을 가지게 된 것일까? 저자는 표준어를 만들기 전만 해도 서울말과 방언이 중심과 주변이라는 위계 없이 존재했고, 방언은 각 지역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언어로 인식되었음을 설명한다. 이러했던 둘의 관계가 시대에 따라 변화해 때로 표준어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고, 소멸 위기에 처했던 방언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