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동무들아, 함께 놀자
제1부 매운맛
등나무
모과나무
매운맛
달걀 한 판
오이와 오이지
일방통행
상처
툴툴 퉤퉤
비싼 이모
말씨
돌멩이
제2부 한 바퀴 돌고 또 돌고
남의 떡
상추쌈
옛날 옛적 우리 할머니 시집살이할 때는
한 바퀴 돌고 또 돌고
박꽃 피는 집
아홉 살 할머니
쥐도 새도 모르는 거짓말
사과와 백설공주
삼 형제
세상에 이런 일이
똥개가 잘 사는 법
깃발은 무서워
공중전화는 심심해
제3부 우리 집 어미 개
밤나무와 참새
사월
책
오선지와 음표들
할아버지와 낫
빗소리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
우리 집 어미 개
할아버지 허수아비
숨바꼭질
갈치
함씨
한이불
눈길
마침표
제4부 한쪽이 아플 때
한쪽이 아플 때
손
물고기
늦은 저녁
지하철
맛있는 굴비
호식이 짜식
물은 고집이 세다
걱정
우리 아빠 직업
사다리
해설 | 변신 마술의 힘_ 김제곤
재미있는 리듬 속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시’들이 독특한 감상을 선사하는 동시집. 나약한 서정 대신 활기찬 이야기로 동시의 새 길을 찾는 시인의 패기가 돋보인다. 짧은 시편들에는 삶의 간명한 진실을 담고 있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다. 첫 시집 『개떡 똥떡』으로 평단의 환영을 받으며 등장한 김응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으로, 새로운 시도는 더 정교해지고 목소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새로운 형식 ‘이야기시’_ 노래로 읽고 이야기로 즐긴다
김응의 시편들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시’라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이는 데 있다. 우리 동시에 흔한 나약한 서정을 거부하고 그 자리를 활기찬 이야기로 채우려는 꾸준한 시도가 보인다. 시인은 단순히 이야기를 시에 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과감한 동음 반복으로 정형에 가까운 운율을 만들고, 그 틀에 한 편의 재미난 이야기를 녹여낸다. 그래서 시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리듬을 따라 재미있게 읽고, 거기 담긴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시시콜콜 말 많은 / 시어머니도 시금치 // 시시때때 여우 같은 / 시누이도 시금치 // 시시비비 말썽 많은 시동생도 시금치 // 시시시 시금치만 봐도 / 치치치 치를 떨었지 -「옛날 옛적 우리 할머니 시집살이할 때는」 전문
‘시금치’라는 단어의 음(소리을 노래처럼 살리고 어감을 재치 있게 활용해 선명한 이미지를 만드는 시도가 신선하고, 완성된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말놀이의 재미와 서사의 감동이 결합되어 독특한 감상을 안겨주는 것이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아홉 살’ 어린이로 설명한 「아홉 살 할머니」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루는 집에 와서 / 숙제를 하려는데 / 숙제가 뭐였는지 / 까먹었지 뭐야! // 그래서 그냥 놀았어 / 온종일 노니까 즐거웠지 // (... 일 년이 가고 / 십 년이 가고 / 오십 년쯤 흘렀을까 / 칠십 년쯤 흘렀을까 // 하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