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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청빈의 사상
저자 나카노 고지
출판사 바다출판사
출판일 2019-04-05
정가 15,000원
ISBN 979118993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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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Ⅰ부
1. 마음 깊은 곳의 율법을 존중하다 _ 혼아미 고에쓰와 각진 차통
2. 인색과 탐욕, 부귀한 삶을 멀리하다 _ 혼아미 묘슈의 삶의 방식
3. 마음을 살펴 걸리는 게 있다면 더 이상 내가 아니지 _ 혼아미 고토쿠와 고호의 칼을 보는 눈
4. 삼계는 다만 마음에 달려 있을 뿐 _ 가모노 조메이와 좁디좁은 암자
5. 바랑 속엔 쌀 석 되, 화롯가엔 땔나무 한 단 _ 에치고 고고암의 료칸
6. 홀로 줄 없는 거문고를 뜯는다 _ 료칸, 산중의 침묵행
7. 풍류인만이 아는 풍류의 마음 _ 가모노 조메이가 찬탄한 예도 한길만을 걸은 명인들
8. 공을 쳐봐 하나둘셋넷다섯 _ 아이와 노니는 료칸의 내면세계
9. 한 점 때묻지 않은 서화의 향 _ 이케노 다이가의 생활과 사람됨
10. 중천에 뜬 달 아래 가난한 마을 지났더랬지 _ 도원경에 노니는 요사 부손
11. 대은은 아침 장터에 숨는다 _ 부손, 저잣거리에 사는 게 나의 풍류
12. 나는 그저 시를 짓고 노닐 뿐 _ 다치바나 아케미, 빗물 새는 허름한 집 만권의 책
13. 죽음이 싫다면 삶을 사랑해야지 _ 요시다 겐코의 사생관과 그 보편성
14. 한 구 한 구 사세구 아닌 것이 없다 _ 풍아에 골몰한 마쓰오 바쇼
15. 들판에 뒹구는 해골, 마음에 스미는 바람 _ 나그네 삶을 다짐한 바쇼의 눈에 비친 경치

Ⅱ부
16. 이욕에 혹하는 자, 어리석다 _ 청빈의 사상?일본문화의 한 측면
17. 영원한 삶과 조우하기 위하여 _ 고대 인도철학과 료칸의 동질성
18. 쓸쓸함을 견딘 이가 또 있을까? _ 꽃을 사랑하고 고독을 견딘 사이교
19. 소유하는 것과 존재하는 것 _ 청빈은 깨끗하고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
20. 웃음 띤 얼굴 울어대는 개구리여라 _ 자연 속 생명의 조짐에 귀를 기울이다
21. 뼈 또한 맑아지려니 _ 무참한 현실을 직시하는 정신
22. 맑고 가난하고 아름답게 _ 서민에게 살아 숨 쉬는 청빈의 사상
23. 누가 족하지 않다고 하는가? _ 무엇이 필요
‘청빈’이란 무엇인가?
‘청빈’은 예부터 한·중·일 지식인들에게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유불선 사상의 영향 아래 많은 선비들은 명리를 바라지 않고 빈천을 걱정하지 않는 태도를 예찬했고, 진정한 행복은 세속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마음의 자유와 평안에 있다고 믿으며, 번잡한 속세를 벗어나 자연 속에 은거하여 한가롭게 풍아(풍류를 즐기는 안빈낙도의 삶을 희구했다.
청빈하면 으레 산속 작은 초암草庵에 살며 물질적 궁핍 속에서도 높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떠올린다. 한평생 문전걸식으로 전국을 떠돌며 구도행각을 한 료칸, 세상에 대한 미련을 지닌 채 나이 쉰에 늦깎이 출가했으나 산속 방장에서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얻은 조메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청빈은 그저 가난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맨 앞 세 꼭지를 할애한 혼아미 가문의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혼아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때 도검 감정 분야에서 으뜸가는 교토의 유명한 상인 집안으로 가난과는 거리가 멀었다. 칠기공예의 대가이기도 했던 혼아미 고에쓰는 마음만 먹으면 대저택에서 하인들을 거느리고 충분히 호사롭게 살 수 있었을 텐데도 평생 작고 소박한 집에 다다미 두세 장짜리 다실을 만들고 홀로 차를 즐겼다. 부귀공명을 바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억누르고 소박한 삶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청빈은 소유에 대한 성찰에서 피어난다. 고에쓰의 어머니 묘슈는 집안의 큰어른으로 성공한 많은 자손들이 수시로 옷이며 용돈을 드렸지만 그때마다 모두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었다. 이것은 단순히 자선이 아니라 세상 사람이 모두 가난한데 혼자만 많이 소유하는 것은 죄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소유에 대한 남다른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은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 마침내 마음은 물건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자유롭고 한가하게 나날을 보내기를 원한다면 물욕 따위는 버려야 한다.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질 때 사람 마음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묘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