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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박헌영 평전
저자 안재성
출판사 도서출판 인문서원
출판일 2020-01-23
정가 30,000원
ISBN 979118654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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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문 | 사라진 열정의 흔적을 찾아서

1 혁명의 바람
2 상하이의 젊은 혁명가들
3 조선공산당
4 모스크바, 상하이, 경성
5 경성콤그룹
6 애국자와 반역자
7 소련영사관 정원에서
8 미 국무성의 음모
9 역사의 조연들
10 위대한 수령의 나라
11 사라지는 별들, 떠오르는 태양
12 두 개의 공화국
13 도발 받은 정의의 반격전
14 파국

뒷이야기 | 실패한 혁명가들의 초상

주석
주요 연보
참고문헌
박헌영의 삶과 정신세계를 통해 되돌아보는
해방 전후 현대사

1900년 아버지 박현주와 어머니 이학규 사이에서 태어난 박헌영은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1운동을 겪으며 급속히 공산주의에 경도된다. 그는 이 무렵부터 시작해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철두철미한 공산주의 혁명가로 살았다. 일본 생활을 거쳐 다음 해 11월 상하이로 망명한 박헌영은 이르쿠츠크파 공산당에 입당한 후 고려공청 상하이회를 결성해 활동하던 중 1922년 국내로 잠입하다가 체포되고, 이후 10여 년간 수감과 출소를 반복한다. 그 후 경성콤그룹의 지도자가 되어 청주와 서울의 비밀 아지트에 기거하면서 지하운동을 벌였고, 해방 후 월북해 북한의 김일성 체제 확립에 기여한다.
하지만 30년 세월을 준비했건만, 막상 다가온 해방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혼란스럽게 흘러갔다.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홍수들이 그를 정신없이 난타했고, 월북 이후의 무기력한 처신은 그의 전 생애를 치욕의 구덩이로 몰아넣고 말았다. 그는 1952년 시작된 대대적인 남로당 숙청 작업 때 ‘미제국주의 고용간첩의 두목’, ‘공화국 전복 기도’ 혐의로 기소되었고, 그를 살리려는 중국의 마오쩌둥과 소련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1956년 7월 김일성의 지시하에 평양 교외에서 권총으로 살해된다.
지금까지 수집된 자료와 증언으로 보건대, 박헌영을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이라거나 불세출의 영웅이라 찬양하기는 어렵다. 그는 공산주의 이론에는 탁월했지만, 선동력과 포용력 등 대중정치가로서 필요한 정치적 수완은 거의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다. 근본 성품은 온후하고 지성적이었지만, 정치적 입장은 다분히 교조주의적이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표범처럼 단단한 인상에 좀처럼 웃지 않는 과묵하고 비밀주의적인 성향은 지하운동의 지도자에게는 적합했을지라도 공개 정당의 지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결코 미국의 간첩 노릇을 했거나 비겁자인 적은 없었다. 그는 식민지 후반기 내내 국제공산당으로부터 조선공산당 조직의 최고책임자로 임명되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