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주의의 바다, 삼국유사
1부 역사와 바다
1. 바다가 기른 영웅, 탈해
2. 바다 건너 문화를 전한 연오랑세오녀
3. 유교 이념에 묻힌 김제상의 부인
4. 바다와 강을 빼앗겨 멸망한 백제
5. 바다에 잠든 통일 외교의 영웅, 김인문
6. 업보를 씻으려 바다에 누운 문무왕
7. 조화와 공존의 가락, 만파식적
8. 바다가 유혹한 수로부인
9. 탐욕으로 무너진 장보고와 청해진
10. 바다의 관용을 지닌 처용랑
11. 망국의 여왕 그리고 바다의 영웅 거타지
12. 해양 강국을 이룩한 김수로왕
2부 불교와 바다
13. 이루지 못한 불국토의 꿈, 허황옥
14. 철강과 철학의 조화, 황룡사장륙존상
15. 바닷길을 지켜준 관음보살들
16. 바다 건너온 부처님 사리와 불경
17. 동해의 수호신이 된 관음보살과 두 고승
18. 동해 물고기들의 성지가 된 만어산
19. 고기잡이를 방해한 산속의 석탑
20. 서쪽 유학(留學의 길을 연 원광법사
21. 후삼국의 서해와 보양 스님
22. 천축으로 돌아간 승려들
23. 법의 바다에서 나루가 된 자장율사
24. 바다의 중생에게 계를 준 진표
25. 서해에서 나라를 지킨 명랑법사
글을 마치면서
▶인문의 바다, 민중의 바다, 이야기의 바다를 항해하다
『삼국유사』 번역서나 이야기 해설에 관련된 연구는 많아도 그 속의 의미들을 일관되게 풀어낸 연구는 드물다. 2천 편이 넘는 논문이 나왔음에도 그러한 맥락의 저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상 한반도의 역사를 바다와 떼놓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삼국유사』에도 바다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하여 『삼국유사』중 바다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추려낸 책이다. 비슷한 키워드를 가진 이야기를 모아만 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새로우면서도 체계적인 시선을 더했다.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풀어내고 있지만, 『삼국유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역사’와 ‘불교’라는 주제를 살려 책을 크게 「1부 역사와 바다」, 「2부 불교와 바다」로 구분하였다. 그 속에서 독자가 꼭 건져내야 할 고갱이는 바로 민중과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백제의 멸망이 바다와 강을 잃으면서 초래된 것임을 꿰뚫어본 민중의 안목이다. 그리고 이야기로써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그 지혜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중략 어쨌든 민중의 이야기는 육지에서 신라의 성들을 빼앗으며 그 전과에 만족하는 데 그쳤던 의자왕 및 백제 조정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었다.
백제는 두 면이 바다였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 면이 바다다. 과연 저 이야기의 바다, 또 역사의 바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들여다보고 건져내야 할까? (중략 일연은 바로 그 숨겨진 힘을 민중의 이야기에서 발견하였고, 그래서 『삼국유사』를 편찬하였던 것이다. (「바다와 강을 빼앗겨 멸망한 백제」 중
일연은 역사적 사건은 물론이요 그와 관련한 민중의 이야기와 그 속에 숨겨진 지혜를 소중히 기록하고자 했다.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때로 허황되고 사사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분명 제 나름의 가치가 존재한다.
상징은 관념보다 경험에서 나오고 또 경험에서 더 풍부해지는데, 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