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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오누이 이야기 - 사계절 그림책
저자 이억배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0-01-20
정가 16,000원
ISBN 979116094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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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취는 소박하고 형식은 대담한,
새로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 그림책의 정취는 소박하며, 형식은 대담하고 간소합니다.
주조색인 청색을 아낌없이 발라 그려낸 산속의 밤, 마치 민화 속 ‘까치호랑이’처럼 익살스러우면서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호랑이, 굴곡을 그리며 올라가 있는 고목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순간 웃음이 터지고 마는 오누이의 어린이성과 잘 맞물리면서 소박하고 친근한 정취를 전달합니다.
이전의 판본들이 어머니를 잡아먹고 어린아이마저 잡아먹는 ‘호랑이’ 상징에 삶의 절박함을 담으려 했다면, 이억배 판본은 호랑이와 오누이의 입씨름, 호랑이를 이겨먹으려는 오누이의 재치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순간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인간성’을 잘 담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오늘의 독자가 있는 곳을 ‘거기’, 오누이가 있는 곳을 ‘여기’라 가리키며, 독자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틀로 활용합니다. ‘거기’와 ‘여기’의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실은 오늘의 ‘거기’에서도 오누이는 ‘해와 달’로 여전히 존재하고, 간혹 호랑이 울음소리마저도 들린다더라는 풍문을 넌지시 흘리며 인물과 이야기를 생생하게 확장합니다.
글은 꼭 필요한 문장만으로 전개되며 리듬과 운율을 살려야 하는 곳에서는 더 간략해지고, 글과 그림을 담는 형식은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대담하게 연출되어 있습니다.
원화의 실제 사이즈가 65cm인 점을 감안하여 일반 그림책에 비하여 크고 세로가 긴 판형이 채택되었고, 원화의 재단선 바깥 그림까지도 가져와서 실제 원화의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그림책의 전 화면에서 청색과 흰색(여백이 이야기를 밀고 당기는 산뜻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민화적인 동시에 만화적인
자연과 인간의 풍경들
이억배 작가의 그림 속에서는 비현실의 세계가 실제의 공간처럼 단단하고 치밀하게 구축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대상의 디테일을 빈틈없이 표현하여 실재성을 갖추고, 그 대상이 이야기 공간 속에 놓일 때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독자를 바라보고 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