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 지식인들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폴 존슨은 지식인의 탄생과 그 기원을 18세기 이후의 현상으로 본다. 18세기에 성직자의 권력이 쇠퇴함에 따라 이 진공 상태를 메꾸고 대중의 귀를 사로잡은 이들이 바로 ‘세속적 지식인’이다. 이들은 앞선 시대의 성직자들보다 더 급진적이며, 전통적 유산과 규범을 총체적으로 거부하며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힘으로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의 종이나 해석자가 아니라 자신이 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인물들로, 천상의 불을 훔쳐 지상에 가져온 프로메테우스를 영웅시한다. 이 세속적 지식인들이 종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인류의 사고방식과 제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키워 온 역사적 과정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식인들의 실제 삶은 어떠했는가?”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 얼마나 정직하게 행동했는가?”
“그들은 진실한 말을 하고, 진실한 글을 썼는가?”
“그들의 주장은 시간과 실천의 시험을 어떻게 견뎌냈는가?”
신화화된 명성 뒤에 가려진 지식인의 맨 얼굴
폴 존슨은 이러한 탐구의 시작으로, 근대적 의미의 첫 지식인이었던 철학자 루소에서 출발하여 셸리, 마르크스, 입센, 톨스토이, 헤밍웨이, 러셀, 브레히트, 사르트르, 촘스키 등 주요 위인들의 업적과 사생활에 감춰진 진실을 드러낸다.
교육 철학가 루소는 다섯 명의 자식을 고아원에 내다 버렸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계급 해방을 설파하면서도 자신의 집에서 일해 온 가정부를 45년간 착취했다. 농노 해방과 종교적 구원을 화두로 삼았던 톨스토이는 사창가에 드나들면서도 여성과의 교제를 사회악으로 여겼으며, 영웅적 행동주의자 헤밍웨이는 어머니를 혐오하고 아내들을 착취했다. 또한 사르트르는 인간의 자유와 실존을 설파하며 여성의 성적 자유를 옹호했지만, 실제로는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기호논리학으로 철학의 문제를 집대성했던 버트런드 러셀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저주를 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