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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전쟁범죄자입니다 : 일본인 전범을 개조한 푸순의 기적
저자 김효순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20-01-20
정가 19,500원
ISBN 97889748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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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 전범 개조
“살인귀”에서 “선한 사람”으로

‘마지막 전범’의 귀환
‘전범 포로’를 넘겨받다, 푸순전범관리소 출범
‘화물’에서 사람으로, 놀라운 처우에 맞닥뜨린 수감 생활
학습운동의 파장, 감방 안의 울음소리
산시성에 남은 일본 패잔군의 운명
전범 개조의 주역, 조선족 3인과 만주국 총리 아들

2 재판 그리고 관대함
“한 사람도 처형하지 않는다”

동북공작단 출범과 충격적인 전범의 고백
교류의 물꼬를 튼 중국홍십자회와 전범 명부
양형을 둘러싼 논란과 단호한 저우언라이 총리
특별군사법정 재판 열리다, 관대한 처리

3 푸순의 기적
“두 번 다시 침략전쟁에 총을 들지 않겠다”

중국귀환자연락회 결성과 수기집 발간
귀환자와 중귀련의 시련
마지막까지 인죄의 길을 간 사람들

나가는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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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전범들의 마음의 빗장을 어떻게 열었을까

1 전범 개조 : “살인귀”에서 “선한 사람”으로
1964년 4월 귀국한 마지막 전범 3인 중의 하나인 사이토 요시오 전 만주국 헌병훈련처 처장은 훗날 수기에서 “중국대륙에서 전쟁범죄를 거듭한 12년 4개월 동안 ‘귀신’이었다면, 패전 후 복역 기간을 거쳐 마침내 ‘선한 사람(善人’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밝혔다. 중국은 어떻게 일본인 전범의 마음을 열 수 있었을까?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일본인 전범을 넘겨받은 중국은 일본이 만주국 시절 주로 항일운동가들을 투옥하려고 세운 푸순감옥을 푸순전범관리소로 바꿔 이들을 수감했다. 사단장인 육군 중장 다섯 명을 포함한 일본 전범들은 첫날부터 시베리아 억류 시절과는 전혀 딴판의 처우에 놀랐다. 이들은 세 끼 밥을 꼬박꼬박 먹으며 수감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정작 전범관리소 직원들이 수수밥을, 그것도 하루 두 끼만 먹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마음의 동요를 겪은 것은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직원의 상당수는 일가친척이나 이웃이 일본군의 잔혹한 군사작전으로 학살되고 온 마을이 불타버리는 것을 체험한 침략전쟁의 피해 당사자였다. 일본 전범 개조정책을 지휘한 저우언라이 총리는 ‘전범의 인격을 존중하라’ ‘절대로 구타하거나 욕하지 마라’ ‘일본인의 습관을 존중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무기를 놓고 항복한 적의 절대 다수는 개조할 수 있다는 마오쩌둥의 사상이 중국이 인수한 일본인 전범에게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이들을 개조시키기 위한 학습운동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전혀 미지의 세계였던 신중국의 정책에 호기심이 발동한 전범들은 토론을 통해 점진적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실체를 깨닫게 된 계기를 맞은 것이다. 스스로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서, 감방 안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진심으로 반성하고 죄를 인정하는 ‘인죄’의 길을 가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
푸순전범관리소에서 전범 개조의 실무 주역이라고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