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말 4
프롤로그: 몸이 할 수 있는 것 6
무장해제된 몸들의 양산 33
무기 휴대의 간략한 역사 33
노예와 원주민을 무장해제시키기: 무방비 상태의 주체를 죽일 권리 44
전투적 고행: 노예의 자기방어 문화 56
제국의 검은 힘: 가부장제 만세, 프랑스 만세! 73
자기방어, 국가의 방어 85
조국을 위해 죽기 85
여성들이여, 무장하라!: 아마존의 전투들 93
여성 시민군 또는 자본의 방어? 104
서프러제트들의 주짓수: 육탄전과 반민족주의 116
자기방어의 유언들 135
싸우면서 죽기: 바르샤바 게토의 봉기 135
민족적 교리와도 같은 자기방어 147
크라브 마가의 계보학 161
정부 또는 정당방위의 비독점 173
홉스 또는 로크, 자기방어에 관한 두 가지 철학들 173
복수하기: 민병대와 사법 협동조합 190
자경주의 또는 인종주의적 국가의 탄생 201
백색 정의 213
린치에서 정당방어까지: 흰색 실로 꿰매진 거짓말 213
여성들을 보호해야만 한다 225
자기방어: 국민들에게 힘을! 239
비폭력 끝장내기: 무장하든지, 아니면 너 자신을 해치도록 놔두어라! 239
블랙 팬서: 정치적 혁명인 자기방어 256
자기방어와 안전 281
안전할 것! 281
자기방어와 분노의 정치학 294
복수로부터 역량 강화로 302
응수하기 315
무방비 상태 315
먹잇감의 현상학 327
타자들에 대한 배려의 인식론과 부정적 돌봄/염려/배려 345
옮긴이의 말 367
페미니즘의 새로운 혁명 윤리,
“폭력”은 우리를 주체로 만든다!
모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는가?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비폭력만이 유일한 해답일까? 페미니스트 철학자 엘자 도를랑의 『자신을 방어하기: 소수자들, 빼앗긴 폭력을 되찾다』는 폭력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향해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엘자 도를랑은 『인종의 매트릭스: 프랑스 국민의 식민주의적·성적 계보학』,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 페미니스트 철학 입문』 등의 저서에서 미셸 푸코의 계보학적 방법론을 적극 차용해 소수자들의 파묻혀진 역사적 문헌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자신을 방어하기』는 2018년 프란츠파농상을 수상한 엘자 도를랑의 대표작으로 한국에 처음으로 출간되는 그의 저서이다. 엘자 도를랑의 제자이자 국내에서 페미니즘 이슈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페미니스트 철학자 윤김지영이 직접 번역을 맡아 더욱 의미가 깊은 이 책은, 이론적 도약을 모색하는 한국사회의 페미니즘에 새로운 사유를 던져줄 것이다.
빼앗긴 폭력을 되찾은 소수자들의 역사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사회는 선량한 시민의 모델을 통해 체제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체제에 저항하는 그 순간에도 항상 올바를 것, 비폭력적일 것, 시민의식에 투철한 것을 강박적으로 요구해온 것이다. 이처럼 소수자와 비폭력, 여성과 평화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 아래에서, 소수자의 정당성은 비폭력의 반경 안에 머물 때에만 비로소 확보 가능해진다. 체제를 바꾸는 시위 역시 이를 진압하려는 이에 의해 인정받을 때에만 정당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여전히 국가가 허락한 운동, 남성이 허락한 운동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리하여 소수자와 폭력, 여성과 권력의 조합은 그 자체로 불온한 것이자 받아들일 수 없는 불쾌하고도 반본성적인 것, 뿌리 깊은 거부감의 대상이 된다. 소수자들이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를 외치며 거리에서 시위할 때에, 한국사회는 너무도 쉽게 이러한 소수자의 분노를 폭력적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