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헌시
이 책은 폴란드의 작은 방직 도시 ‘우츠’ 근처의 그워브노에서 재봉 용품 가게를 하던 할머니의 유품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 마치 오래된 할머니의 옛 앨범을 열고 과거를 여행하는 듯 이야기가 시작된다. 방직공으로 일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고된 노동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삶을 이어간다. 그 삶의 배경이 된 곳은 직물 공장이 많았던 도시 ‘우츠’이다. 오스트리아계 폴란드인이었던 작가의 선조들은 이곳으로 이주하여 노동하며 살았다. 면방직으로 유명한 우츠는 그래서 면 먼지들이 눈처럼 늘 흩날렸고, 일거리를 찾아온 독일인, 유대인, 폴란드인이 함께 일하는 곳이었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방직 공장에서 일하던 작가의 할머니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 그들의 삶을 실제 직물과 할머니의 사진, 일러스트와 결합해 독특하고도 감동을 담아 뭉클하게 표현했다. 더구나 이 책에 사용된 손자수와 아플리케, 뜨개 등의 다양한 직물 공예는 작가가 오랜 시간 수집해 온 것들을 그대로 사용했다.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진 이 직물 공예들은 아마도 힘든 육체노동과 마음속 걱정거리 사이에서 잠깐 숨을 돌릴 수 있는 창조적 여유였을 것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사연과 솜씨가 어우려져 작가의 작품을 함께 멋지게 채우고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 시적이고 아름다운 글이 주는 울림
화자의 할머니 훌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시작하는 문장은 이야기처럼 술술 읽힌다. 훌다가 태어나고,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며 크고 있는지 성장하는 모습을 눈에 그리듯 찬찬히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자장가는 할머니를 위한 화자의 애틋한 마음이 잘 녹아 있다. “자장자장 작은 훌다야, 너는 앞으로 할 일이 참 많단다.”로 시작하는 노래는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글로 할머니의 고된 삶을 예견한다. 본인이 만드는 직물처럼 “씨실과 날실이 언제나 서로 교차하고, 뜨거운 직조기의 먼지와 소음 속, 염색약과 표백제의 지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