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함 속에서 빛나는 위트 넘치는 이야기
비욘은 털이 덥수룩하게 난, 덩치 큰 곰이다. 어딘가 서툰 구석이 많아서 항상 털에 꿀이 엉겨 붙어 있는가 하면 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하루 종일 끙끙댄다. 하지만 부드러운 풀과 우체통이 있는 자신의 작은 동굴을 아끼고, 낮에는 햇살 따듯한 바위에 앉아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밤에는 별을 헤는 소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다정한 성격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고, 독서를 즐기는 등 바깥 세상에 대해 호기심도 많다.
<행복한 곰, 비욘> 시리즈의 2권 <멀리서 편지가 왔어>에서는 숲속 친구들의 여섯 가지 작은 모험담이 소개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비욘이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도시에 초대를 받고, 친구들과 소풍을 떠나고, 버스 여행을 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1권은 숲을 배경으로 소소하면서도 엉뚱한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2권에서는 배경이 더 확장되어 넓은 세상을 만나는 숲속 친구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다른 세상을 여행하는 데 필요한 건 용기
2권은 숲속 동물들의 모험 이야기다. 모험이라고 하지만 그닥 거창하지 않다. 나무 아래에서 발견한 전화기로 인간 세상에 전화를 건다던지, 간식을 싸서 숲 가장 끝으로 멀리 소풍을 떠나거나, 43번 버스를 타고 세상 구경을 하고 돌아온다던지 하는 소소한 모험들이다. 전 세계를 여행하는 거북이가 보내준 편지를 읽으며 상상하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거북이는 편지에 숲을 떠난 뒤 자기가 여행한 길에 대해 썼어요. 풍경은 어떻게 천천히 변하는지, 히드꽃 향기가 어떤지.
비욘은 몇 분 동안 눈을 감고 편지에 적힌 것들을 머릿속에 그려 보았어요. 모두 숨을 죽였어요. 다람쥐는 귀를 긁는 걸 멈췄어요.
거북이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도시와 초원, 마른 나무 냄새와 모래, 그리고 별들에 대해서도요.
부엉이도 듣고 있었어요. 별이라면 부엉이도 잘 알아요.
편지를 다 읽었어요. 편지를 한 번 더 읽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