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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일은 맑겠습니다
저자 이명애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0-01-02
정가 16,000원
ISBN 978895466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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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매달리다 가라앉다 돌아가다 먹다 버티다 쉬다 출렁이다 만나다
인간의 삶을 이루는 동사를 잇다

한 주의 날씨를 알리는 음성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마다의 아침을 맞이하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버스정류장을 이루던 노란 선은 횡단보도가 되었다가, 땅 밑으로 물속으로 공중으로 다시 길로 이어진다. 기온이 차다가 돌연 비가 내리고, 태풍급 바람과 천둥번개에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린다니 한 주의 날씨라기에는 변화무쌍하지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의 내일과 다를 바는 없다. 친구를 만나 등교하는 아이, 일터에서 힘껏 문제를 해결하는 노동자, 최고의 기량을 연마하는 운동선수, 커다란 배낭을 진 여행자 등 주연이 되는 인물이 몇 장면의 짧은 이야기를 만들고, 이어달리기를 하듯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는 형식은 매우 독특하다. 노란 선을 통과하는 인물들은 걷고 매달리고 유영하고 힘겹게 싸우고, 버티다 쉬다 출렁인다. 이 움직임을 따라 고조되는 서사는, 후반부의 절정에 이르러 숨 막히는 장관을 펼쳐 놓는다.

쾌청한 날이 이어지기를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넘나들면서도 조화로운 이명애의 드로잉. 천 명에 육박하는 인물을 그리는 데만도 긴 시간이 걸렸다. 아이와 어른, 근처와 먼 곳, 일상과 예술, 인간과 비인간을 넘나드는 등장인물들의 발소리는 시원한 판면을 팽팽하게 채우고 있다. 그 치열한 분투와는 상관없다는 듯, 고요하게 배경에 흐르던 날씨 예보의 마지막 멘트는 당분간 맑은 날이 이어지리라는 전망이다. 늘 더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크고 풍성한 선물이 될 그림책이다.


“노랗고 말캉한 것을 쥐고 놀다가 납작하게 눌러 보았습니다.
하나의 선이 만들어졌고, 사람들이 그 위를 천천히 걸어갑니다.
일정하던 선이 출렁거릴 때마다, 서두르기도 하고 때로는 머뭇거리며
힘겹게 버티기도 하고 잠시 뒤돌아 쉬기도 합니다.
예측하기 힘든 날씨같이 시시각각 변하는 선상에서
각자 자기의 속도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