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삶에서 글이 태어나고 글은 삶을 어루만진다
1강 좌우봉원(左右逢源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다
마음 생각과 감정이 싹트는 곳
처음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
도장 깨달음이 솟아나는 장소가 있는가
관찰 글감을 찾고 본질을 캐내는 과정
기억 누구나 과거를 되씹으며 살아간다
존중 소중한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욕심 손잡이가 없는 칼
2강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습관 내면의 리듬
개성 문장을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
문체 비수를 꺼내야 하나 검을 휘둘러야 하나
제목 독자가 가장 먼저 읽는 글
주제 때론 글을 떠받치는 기둥이 필요하다
결말 매듭을 지어 마무리하다
여백 가장 본질적인 재료
3강 두문정수(杜門靜守 밖으로 쏠리지 않고 나를 지킨다
산고 글쓰기의 감옥에서 느끼는 고통
능동 스스로 문장의 물결을 일으키다
절문 간절히 질문을 던지다
오문 세상의 더러움에 오염된 문장
성찰 내면을 들여다보고 지키는 일
퇴고 삶과 글이 그리는 궤적은 곡선이다
지향 마음이 향하는 방향
삶이 곧 하나의 문장이다
말에 언품(言品이 있듯 글에는 문격(文格이 있다
타인은 원뿔과 닮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를 무시한 채 한쪽에서 삼각형이라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원이라고 박박 우기면 둘의 의견은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행선처럼 교점을 찾지 못한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향해 폭언과 욕설을 내던지면 일시적으로 분노를 배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문장을 쏟아낸 마음의 언저리는 곪을 수밖에 없다. 오염 처리 없이 폐수를 방류하는 공장 주변의 땅이 시커멓게 썩어버리듯이 말이다.
말수가 적음을 뜻하는 한자‘눌訥’은 말하는 사람의 안內에서 말言이 머뭇거리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는 신중하게 말하는 자세를 뜻하기도 한다. 글쓰기에서도 때론 머뭇거림이 필요하다. 쓰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 문장에 제동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달필(達筆의 능력이 아니라 눌필(訥筆의 품격이 아닐까?
한 권의 책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하나지만 밖으로 나오는 문은 여럿이 아닐까. 책 안에 다양한 샛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글의 품격》을 가로지르는 무수한‘활자의 길’을 각자의 리듬으로 자유롭게 거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길 위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낄지는 오로지 당신의 몫이다.
다만 이 책을 덮은 뒤 당신의 손끝에서 돋아난 문장이 소중한 이들의 가슴에 가닿으면 좋겠다. 당신이 일으킨 문장의 물결이 당신의 진심을 실어 나르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평소 나는‘좌우봉원(左右逢源’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문장을 매만진다. 이는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헤아리면 근원과 만나게 된다는 뜻인데,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라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 「마음, 생각과 감정이 싹트는 곳」중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도장道場’이란 단어는 본래‘도장수道場樹’의 줄임말이다. 도장수는 키가 30미터 정도 되는 거대한 활엽수인데 과거에는 보리수로 불렸다. 이 나무 밑에서 석가모니가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