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토 씨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일까요?
‘포르투나토’는 이탈리아어로 ‘행운이 있는’이라는 뜻입니다.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물질적으로 많이 가진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포르투나토 씨는 이름처럼 운이 아주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집에는 값비싼 물건이 가득하고, 동물원과 놀이공원, 스키장에 비행기, 기차, 배, 잠수함까지 있어서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엄청난 부자였거든요.
많이 소유할수록 행복할까요?
면지에 보이는 포르투나토 씨는 아주 심술궂어 보입니다. 늘 혼자이고, 자신의 소유물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느 날, 우연한 사건이 포르투나토 씨의 고독한 일상을 바꿉니다. 갑자기 바람에 날아간 모자를 쫓아가다 지쳐서 낯선 공원에서 잠이 들게 된 거지요. 그런데 포르투나토 씨를 길을 잃게 한 것은 단순한 모자였어요. 수많은 모자 중에 하나였지만 포르투나토 씨는 조바심을 내며 숨이 끊어질 만큼 빠르게 쫓아갔지요.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충만한 삶!
다음 날, 포르투나토 씨는 가게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세상에! 등에 달팽이 껍데기가 붙어 있습니다! 커다란 등 껍데기를 달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차에도 탈 수 없고,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의사마저도 치료할 수 없다고 합니다. 낙담한 포르투나토 씨는 공원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사람들은 그동안 보았던 소유물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살아 움직입니다! 웃고, 울고, 안고, 소리치며 자유롭게 서로 어울립니다.
행복은 소유에 있지 않고 존재에 있다!
날이 어두워지고 추워지자, 포르투나토 씨는 따뜻한 집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동그랗게 말아 자신의 등 껍데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값비싼 물건, 화려한 가구 하나 없는 따뜻한 집으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곳,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 속으로! 지금 이 순간, 세상 어디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포르투나토 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