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태양을 보다》는 부탄에 사는 소년 ‘남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온 건호는 남게와 함께 부탄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부탄의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어디를 가든 바람에 휘날리는 오색 빛의 타르초와 룽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부탄 사람들의 바람을 보여줍니다. 수도 팀푸의 도로에는 신호등이 하나도 없지만 누구 하나 경적을 울리지 않고,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철도를 놓는 대신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건호의 마음을 가만히 두드립니다. 부탄 사람들이 명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전통복장을 갖춰 입는 까닭은, 편리하고 좋은 옷을 입는 데서 오는 만족감보다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고 존중하려는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었습니다. 건호에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비로웠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건,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이 빛나는 남게의 맑은 눈동자였지요.
《부탄에서 태양을 보다》는 우리 또래 어린이의 시선에서 쓰였습니다. 남게와 건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탄의 모습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삶의 목적과 가치를 우리와는 조금은 다른 곳에 두고 있는 부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방식에는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부탄에서 태양을 보다》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이 한 권의 책으로도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종카어와 한글을 함께 썼습니다. 종카어는 사용인구가 몇십만 명밖에 되지 않는 소수언어로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언어입니다. 종카어로 번역된 한국어 동화책은 《부탄에서 태양을 보다》가 유일합니다. 이 책은 부탄과 한국이 서로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탄문화원의 윌리엄 리 원장님께서 번역과 감수를 맡아주셨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함께 생각을 나누는 일입니다. 건호와 남게가 나눈 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