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요리는 비슷하다
요리에는 4가지가 있다. 첫째, 나 혼자 먹기 위한 것이다. 둘째, 가족을 먹이기 위한 것이다. 셋째, 가족이 아닌 남에게 먹이기 위한 것이다. 넷째, 팔기 위한 것이다. 자취하는 사람이 끼니를 때운다고 생각해보자. 나 혼자 먹을 음식이라면 맛이나 모양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맛있으면 좋겠지만, 맛있지 않아도 그만이다. 결혼해서 가족을 위한 요리를 만들 때라면 어떨까? 맛에 조금 더 신경 쓸 것이다. 그렇지만 모양을 낼 필요는 없다. 남에게 먹이기 위한 것이라면 맛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모양도 신경 써야 한다. 돈을 받고 팔기 위한 요리는 최고의 맛과 최고의 모양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요리와 비슷하다. 나 혼자만을 위한 글쓰기, 지인들을 위한 글쓰기, 남에게 보여주는 비상업적인 글쓰기, 마지막으로 직업적인 글쓰기가 있다. 비상업적인 글쓰기는 어떻게 쓰든 진심이 전달되면 된다. 서툰 요리라도 진심을 담아 만들면 맛있게 먹을 것이다. 그러나 직업의 세계는 냉정하다. 자신의 요리가 옆 가게 요리보다 맛있어야 한다. 옆 가게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므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냉정해 보이지만 그것이 프로페셔널의 세계다.
글쓰기에도 ‘복잡성 총량 동일의 법칙’이 있다
지하철 노선을 텍스트로 제공하는 것과 노선도로 제공하는 것의 차이는 복잡성을 누가 떠안는지다. 필요한 정보는 노선도건 텍스트건 동일하게 담길 것이다. 선으로 표시된 노선도는 지하철을 갈아탈 때 한 번 보면 금방 갈아타야 하는 곳을 알 수 있다. 텍스트로 된 노선 정보는 빨간펜을 들고 갈아탈 곳을 일일이 찾아서 표시해야 한다. 최초의 지하철 노선 정보는 텍스트였을 것이다. 이때 누군가가 ‘선으로 표시하면 한눈에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형태와 색상을 고민해 컬러풀한 지하철 노선도가 나왔다. 생산자가 고민을 하자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야후와 아마존의 전 UI 책임자인 래리 테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