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말
시인의 말
1부 경기, 강원 - 옛 절집 흔적 없어도 탑은 절을 지킨다
안성 봉업사지 오층석탑
하남 동사지 삼층석탑과 오층석탑
강릉 신복사지 삼층석탑
양양 낙산사 칠층석탑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원주 거돈사지 삼층석탑
원주 흥법사지 삼층석탑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2부 경북 - 어찌 홀로 섰느냐고 묻지 마시라
경주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경주 불국사 다보탑
경주 장항리 서오층석탑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구미 낙산리 삼층석탑
구미 죽장리 오층석탑
달성 대견사지 삼층석탑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
성주 법수사지 삼층석탑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영주 부석사 삼층석탑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의성 관덕리 삼층석탑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
3부 경남 -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밀양 만어사 삼층석탑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산청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산청 법계사 삼층석탑
양산 통도사 봉발탑
의령 보천사지 삼층석탑
진주 묘엄사지 삼층석탑
창녕 술정리 동삼층석탑
함양 벽송사 삼층석탑
함양 승안사지 삼층석탑
합천 영암사지 삼층석탑
합천 청량사 삼층석탑
4부 충청 - 거기 절이 있었다 한 왕조가 있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당진 안국사지 석탑
보령 성주사지 오층석탑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영동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
제천 사자빈신사지 사사자 구층석탑
제천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청양 서정리 구층석탑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5부 전라, 제주 - 기다림이 길어지면 돌에도 뿌리가 난다
곡성 가곡리 오층석탑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구례 화엄사 서오층석탑
김제 금산사 육각다층석탑
남원 실상사 백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일찍이 탑이 있는 곳에 절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탑들은 꼭 절집에만 있지 않다. 흔적으로만 남은 옛 절터를 홀로 지키고 섰거나, 논밭 한가운데 또는 오르기도 벅찬 산꼭대기에 우뚝 서서 지난 역사를 침묵으로 증언한다. 백제와 신라 때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 날 없었던 세월이다. 원형을 거의 간직한 탑도 있지만 온전한 모습을 짐작하기 힘들 만큼 훼손된 탑도 많다. 제 모습을 잃어버린 탑들은 또한 그 자체로 역사가 주는 아픈 교훈을 상기시킨다.
이 책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탑 68기와 지방 문화재 1기, 비지정 문화재 1기까지 총 70기의 탑을 소개한다. 백제 무왕 때 세워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부터 조선 후기에 중건된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죽기 전에 꼭 만나야 할 시대의 걸작들을 지역별로 엮었다. 백제, 신라,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조성 시기별로 탑들이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탑의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탑을 지칭하는 세부 명칭이나 학술 용어를 알지 못해도 탑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다.
“버려진 날들이 서럽거든 내게 오라”
손묵광 사진가가 기록한 탑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산천이 깨어나는 여명 속에서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거나, 자욱한 안개를 온몸에 두르고 신비감을 자아낸다. 천지간에 흩날리는 낙엽을 무심히 지켜보는 탑도 있고, 세찬 비를 온몸으로 맞고 선 탑도 있다. 절 마당에서 고요히 내리는 눈을 맞고 있는 탑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 어떤 탑은 든든하고, 어떤 탑은 애틋하며, 또 어떤 탑은 웅장한 위용으로 가슴 벅차게 한다. 이렇듯 사진가는 탑을 감싸고 흐르는 사계를 우리 앞에 생생히 되살리며 현장감을 더한다.
오래전 이 땅에 탑을 쌓은 이들은 염원했을 것이다. 나라와 백성이 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