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그치면 생기는 새로운 재미, 물웅덩이
비가 그치면 여기저기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생깁니다. 길 가다 물웅덩이가 보이면 피해서 지나가는 게 좋지요. 까닥 잘못해서 한눈이라도 팔았다가는 푹 발이 빠져 신발이 젖기도 하고, 정말 운 나쁜 날엔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에 물탕이 튀어 낭패를 당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이라면 어떨까요? 이들에게 물웅덩이는 비 개면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나는 재미가 아닐까요?
이 책 《비가 그치면…》은 비가 막 개고 길가에 생긴 물웅덩이가 본 세상 풍경 이야기입니다. 창가에서 비가 개기를 기다리던 후쿠는 비가 그치자마자 집 밖을 나옵니다. 비 때문에 밖으로 나가 놀지도 못하고 이제나 저제나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으니까요. 그리고 동네 길가에서 새로 생긴 물웅덩이를 발견합니다. 후쿠는 신이 나서 물웅덩이로 첨벙첨벙 걸어들어갑니다. 이때 물웅덩이가 말합니다. “이봐, 이봐. 조용히 좀 해 줄래? 너 때문에 안 보이잖아.” 후쿠가 묻습니다. “뭐가 보이는데?”
▶ 물웅덩이에 비친 소박하고 아름다운 세상
이렇게 이 책은 시작합니다. 비 갠 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물웅덩이는 보고 싶은 게 많습니다. 행여 하나라도 놓칠세라 첨벙거리는 후쿠더러 조용히 좀 해 달라고 부탁까지 할 정도로요. 그렇게 고요하게 가라앉은 물웅덩이가 본 세상은 무엇일까요? 물웅덩이가 가장 먼저 본 세상은 하늘에 걸린 무지개입니다. 마치 물웅덩이의 탄생을 축하라도 하는 듯합니다. 다음 날, 후쿠는 물웅덩이를 찾아가 묻습니다. “오늘은 뭐 봤어?” “오늘은 비행기를 봤어.”
날마다 후쿠는 물웅덩이를 찾아오고 그때마다 물웅덩이는 자신이 본 풍경을 이야기합니다. 하루는 소금쟁이를 구경하는 아이들을 보기도 하고, 또 하루는 해 질 녘 집으로 돌아가는 새들을 보기도 하고요. 어떤 날은 바람이 나뭇잎을 데려와서 방해하기도 하지만, 물웅덩이는 하루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주변의 풍경들을 담습니다.
그러는 동안 물웅덩이는 점점 줄어들고 마침내 몸피가 얼마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