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는 그림책!
에밀리 그래빗의 그림책은 언제나 재미나고 기발하다. 그래빗의 첫 그림책 『늑대들』에서 ‘책 속의 책’이라는 형식으로 무시무시한 늑대를 소개하는 책, 『늑대들』을 빌려 보는 토끼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아기 용이 좋아하는 책을 책 속에서 들려준다. 하지만 이야기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고, 엄마 용이 새롭게 읽어 줄 때마다 달라진다. 게다가 이야기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아기 용과 엄마 용의 표정만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매 장마다 틀린 그림 찾기를 하듯 조금씩 바뀌는 그림에서 작가만의 놀라운 구성력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아기 용이 “또 읽어 주세요!” 하고 소리치며 감정이 고조되고, 마지막 장면에서 굉장한 반전이 나타난다. 엄마 용이 여러 번 책을 반복하여 읽는 규칙적인 패턴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아기 용은 마치 책 속의 주인공들에게 화풀이 하듯 새빨간 불꽃을 내뿜는다. 책 속의 책 주인공들은 피신하고, 그다음 장에서는 갈 곳을 잃고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에밀리 그래빗은 용과 공주가 나오는 고전적인 이야기를 가져와, 새롭게 탈바꿈했다. 그리고 아기 용의 상상력으로 독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책장에는 마치 정말 불에 탄 것 같은 커다란 구멍이 난다. 같은 책 읽기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눈 녹듯 사라지게 만드는 에밀리 그래빗만의 놀라운 상상력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유쾌한 해소감을 선물할 것이다.
■ 잠들기 전, 꼬마 용과 엄마 용의 책 읽기 신경전
아기 용은 잠잘 준비를 모두 마치고 엄마에게 책 한 권을 내민다. 아기 용 세드릭은 잠들기 전 꼭 읽고 싶은 책이 있다. 용이 책을 읽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빨간색 책. 하루 종일 이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세드릭은 이야기가 끝났지만 같은 책을 번쩍 들며 외친다. “또 읽어 주세요!” 하지만 엄마 용은 졸음이 한껏 쏟아진다. 엄마 용은 졸음을 참고 억지로 다시 책을 읽어 준다. 하지만 책 속의 무시무시하던 용은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