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감정 변화를 재미와 함께 밝게 담아낸 글과 그림이 돋보이는 책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의 이야기는 실제로 지은이 아들의 경험담이기도 해요. 지은이는 엄마 아빠의 이혼과 친구 관계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아들을 생각하며 이 글을 썼어요. 아들의 이름도 ‘재우’죠. 지은이는 이 이야기를 통해 세상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을 또 다른 재우를 생각하면서 사과와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어요. 하지만 작가는 말합니다. 아프고 힘든 순간이 지나면 몸도 마음도 한 뼘 씩 자라고 튼튼해져 있을 거라고요. 또, 우리 모두에게는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마법의 약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형, 동생, 친구, 이웃이 아플 때, 그 약을 꼭 사용해보기 바랍니다. 재우가 겪었던 것처럼,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 일어나게 될 테니까요.
이 책의 그림 또한 이러한 지은이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주인공 재우의 감정도 다양한 색깔로 표현했어요. 엄마, 아빠가 밉고 친구들은 마냥 즐거워 보여서 질투 나는 주인공의 감정을 노란옷의 캐릭터로, 이상한 약국은 파랑이 가진 신비로움으로 표현했으며, 화가 났을 때 바라본 세상은 무채색이었지만 약을 먹은 뒤에는 보라, 빨강, 분홍으로 변하고 있어요. 따라서 그림만 보더라도 재우가 세상과 어떻게 화해하고 성장해 나가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 그림 흐름에서 무채색의 앞면지와 풍선과 밝게 웃는 재우의 모습을 담은 푸른색의 뒷면지에서 감정의 변화를 마치 그림책처럼 앞면지부터 뒷면지까지 책 한 권에서 연결되도록 표현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에요.
아마 이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을 읽는 어린이 독자나 어른 독자 모두 자기만의 폭탄머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재미나게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