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쇠귀의 삶
1. 남천강과 영남루
2. 응원단장의 애환
3. 혁명을 꿈꾸며
4. 통혁, 삶과 죽음의 갈림길
5. 유배지에서 보낸 20년
6. 출옥 후의 ‘대학 생활’
7. 예인 신영복의 미학과 ‘실천’
2부 쇠귀의 사상
1. 사상의 형성
(1 훈습: 선비 정신 / (2 학습: 비판사회과학 / (3 각성: 존재와 관계
2. 성찰적 관계론
(1 의미와 형성 / (2 공부 / (3 화동 / (4 양심 / (5 변방
3. 서도와 관계 미학
4. 사상사로 본 한국사
3부 저술의 세계
1. 구원으로서의 글쓰기, 청구회 추억
2. 유배지에 핀 사색의 꽃
3. 번역과 역사의 생환
4. 떠남과 만남, 나무·숲·변방
5. 동양 고전에서 찾은 희망, 강의
6. 세계 인식과 자기 성찰, 담론
7. 언약과 동행, 처음처럼
4부 숲으로 간 나무―인간 신영복의 추억
참고문헌
쇠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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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해방을 이야기한 ‘사상가’ 신영복
모든 사상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관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개념적 인식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중에서
살아생전 선생의 수식어로 ‘우리 시대의 스승’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쓰였다. 간혹 ‘서예가’라는, 선생도 내켜하지 않은 어색한 타이틀도 있었다. 이 책에서는 신영복 선생을 ‘사상가’의 위치에 둔다. 사상가라는 수식어도 선생이라면 반기지는 않았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선생의 사유 세계를 정리하면서 사상가 신영복을 만난다.
선생을 대중에게 인지시킨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핵심 내용은 ‘관계론적 인간학’이다. 삶 자체의 파란만장함 때문인지 선생의 사상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선생이 감옥살이 20년과 이후 삶을 통해 일관되게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 사유 체계의 점검과 삶과 사상의 통일 문제였다. 선생에게 사상이란 현실에 대한 압축적 인식이다. 인간의 현실 인식 자체가 자신의 사유 작용이라는 점에서 사상은 현실의 산물이다.
선생이 동양 사상에 몰입한 이유는 동양 사상이 갖고 있는 인간주의적인 특징에 주목한 것이다. 인간주의 사회란 그 사회가 인문학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인성의 고양을 최고의 가치로 설정하는 사회라는 의미다. 동양에서 삶의 최고 목표는 성인(聖人이 되는 것이며, 모든 사람이 성인이 될 수 있다. 신이나 절대자 같은 초월적 가치를 상정하고 그 밑에 인간적 가치를 배치하는 구도가 아니다.
선생에 따르면 한 사람의 사상은 그가 주장하는 논리 이전에 그 사람의 연상 세계, 그 사람의 가슴에 있다. 가령 평화, 통일, 자본주의라는 말을 생각할 때 관련된 어떤 사람이 아니라 추상적 가치나 개념만이 떠오른다면 자기의 사상은 없는 셈이다. 개인의 삶에 시대가 얼마나 들어와 있느냐가 사상을 평가하는 중요 기준이라는 말이다. 어떤 개념이나 말, 사건에서 떠오르는 연상 세계는 대체로 개인의 삶에 들어와 있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