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할 필요 없는, 아무 상상 대잔치
심각하거나 재미없는 상황과 마주할 때, 아빠 어깨가 축 처져 보이고 엄마의 한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릴 때, 이런 상상을 해 보는 건 어때요?
“만약에 내가 학교에 가는 대신 구걸을 하러 가서 길모퉁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러서 돈을 받는다면……” 그래서 내 방에 뚜껑도 닫을 수 없을 정도로 동전이 가득한 보물상자가 있다면…….
내가 잘 한 건 나도 잘 알지만, 주위 사람들이 다 호들갑을 떨며 칭찬할 때는 괜히 민망하고 창피해요. 누구나 생각하는 그 뻔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진다니까요. 그래서 책 속 아이는 세계일주씩이나 하고도 선착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피해 그냥 배를 돌리고, 달나라를 다녀오고도 혼자 빙긋 웃기만 하는 상상을 했나 봐요.
친구랑 놀고 싶고 텔레비전도 보고 싶은데 엄마 심부름도 가야 할 때, “만약에 내가 열두 명 있다면……” 만화에서처럼 머리털 몇 가닥을 뽑아 후~ 불면 내가 열두 명이 될까요? 그럼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늦게까지 잠도 자고, 그림도 실컷 그릴 수 있을 거예요. 좀 더 부지런한 나에게 요리를 시키고 나는 그냥 먹기만 할 수도 있어요!
혹시 책 읽는 강아지 이야기 들어 봤어요? “만약에 우리 강아지에게 책 읽는 법을 가르친다면……” 강아지는 집에 있는 책들을 모조리 읽고도 모자라 매일 도서관에 가자고 조를지도 몰라요. 어쩌면 사람이랑 노는 것 따위는 시시해 할 수도 있을걸요.
어때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꽤 즐겁지 않나요?
◆ 제약 없는 상상이 선물하는 카타르시스!
“장난삼아 강을 오렌지색으로 칠했는데 정말로 강이 오렌지색으로 변했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실제 상황이라면 엄청난 혼란이 생기겠지만 상상이니까 아무리 최악의 경우라도 그저 어떻게 될까 생각에 잠기게 만들 뿐이죠.
불친절한 사서를 지하 맨 아래층 서고를 왔다 갔다 하게 골탕 먹이고,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소름 끼치는 소리 내는 연습을 하고, 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