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넘나드는 할아버지와 어린이의 우정
주인공 마루는 늘 씨앗을 모은다. 포도, 자두, 복숭아, 감, 사과, 배를 먹은 다음에 나온 씨앗을 작은 주머니에 모은다. 씨앗 할아버지와 함께 마을에 심기 위해서다. 네 살 때부터 일곱 살 때까지 할아버지와 씨앗을 심은 마루는 나무가 무럭무럭 크는 만큼이나 쑥쑥 자라난다. 할아버지와 마루가 나무를 돌본 덕분에 마을에는 온갖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몸이 좋지 않아 더는 나무를 돌보지 못하게 되고, 마루도 이제 다시 할아버지를 볼 수 없게 된다. 마루가 여덟 살이 되던 해, 마루는 그제야 씨앗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다.
나눔의 가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박성우 시인은, 어린 시절 늘 나무가 되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시인의 눈에는 자연 어느 것 하나 글감이 되지 않는 것들이 없었다. 그 자연 속에 살며 어린아이와 친구가 되는, 근사한 할아버지가 나오는 책을 쓰고 싶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 그림책에는 주인공 곁에서 아이의 성장을 돕는 선한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할아버지의 사랑 덕분이었을까? 나눔의 가치를 알고, 작은 생명도 보듬는 어린이로 자라난 마루는 나무 가게 주인아주머니께 할아버지의 비밀을 전해 듣게 된다. 씨앗이 열매를 맺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마루를 위해 남몰래 애썼던 할아버지의 노력을.
축복받아 마땅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뒤늦게 할아버지의 큰마음과 사랑을 깨달은 마루는 오늘도 씨앗을 모은다.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씨앗을 키우고 나무를 돌보며 할아버지를 추억한다. 마루의 기억 속에 아주 크고 멋졌던 할아버지처럼, 자신도 그렇게 자랄 것이라 다짐한다. 할아버지가 심었던 씨앗과 작은 나무는 고스란히 마루의 마음에도 뿌리내려 마루의 마음밭을 더욱 풍성하게 해 주었다. 『나의 씨앗 할아버지』는 아이가 홀로 큰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실은 어른들의 손길이 곳곳에 깃들어 있고, 또 세심한 사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