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본떠 만든 기구, 측우기
-비의 양을 측정하고 기록하라
“시험을 해 보니 작은 것은 빗물이 주둥이의 테두리를 맞고 튀어 제대로 잴 수 없었지. 그런데 이번 것 정도의 크기가 되니 빗물이 튀어 나가거나 들어와도 정확하게 비의 양을 잴 수 있었다네. … 이제 전에 만든 것과 새로 만든 것의 비의 양이 똑같은지를 확인하려 한다네. 그래야 조선 팔도 어디에서도 정확한 비의 양을 잴 수 있지 않겠나?”
_본문 중에서
세자는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기만을 바라지 않았다. 조선 팔도 똑같은 기준으로 비의 양을 측정하여 기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고자 했다. 그래서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 기구인 측우기를 만들었다. 세자는 측우기를 보여 주며 평창에게 나랏일을 맡겼다. 여섯 살배기 어린 딸에게 세자가 맡긴 나랏일은 무엇일까?
단비야, 조선에 내려라!
《단비야, 조선을 적셔라》는 조선 세종 때 측우기가 발명되는 과정을 평창 군주를 중심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측우기, 수표 등이 발명되었던 이유와 조선 과학의 진보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농사를 지었던 조선에서는 적절하게 비가 내리는 것이 한 해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었다.
“병진년 대가뭄 때였습지요. … 자식 놈 하나를 잃고 말았습니다. 배고픔에 눈이 뒤집혀 독초인지 아닌지 살펴볼 겨를도 없었는지…….”
_본문 중에서
작품 속 농부의 말처럼 농사를 망치게 되면 목숨도 잃던 시대였다. 현대인들은 기우제가 옛날 사람들의 미신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의 그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길 바랐다.
문종은 더 나아가 과학과 기록의 힘으로 적극적으로 비를 예측하고자 했다. 백성들이 한 해의 농사 계획을 세우면서 비로 인한 불안한 마음도 조금은 덜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사랑스러운 평창 군주의 모습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던 세종과 문종의 마음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